지구온난화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북극권 여름 기온이 180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일 미국 컬럼비아대 등의 연구진이 지올로지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북극권 여름 기온은 ‘중세 온난기(MWP)’로 불리는 950~1250년의 여름 기온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의 콘그레스바트넷 호수 바닥에서 채취한 퇴적물을 분석해 지난 1800년간의 여름철 기온을 측정했다. 그 결과, 1987년 이래 여름철 기온은 MWP 기간 가장 더웠던 시기보다도 2~2.5도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수 퇴적물은 빙상이 사라진 여름철의 기온 기록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북극권의 과거 기후를 측정하는 자료로는 대부분 겨울철 기후만을 보여주는 빙핵이 사용돼 왔다. 이번 연구를 통해 북극의 여름과 겨울 기온을 함께 비교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북극권의 기온은 지구의 다른 지역들에 비해 2배나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어 북극해의 얼음 면적은 사상 최소 규모로 줄어들었다.

해빙 면적이 줄어들면서 드러난 바닷물이 빙하보다 태양열을 많이 흡수해 온난화가 가중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는 오는 2100년이면 스발바르 제도가 지구상의 다른 어떤 육지보다도 급속히 더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