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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급격히 경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진출 일본기업들이 긴장 속에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부 일본 기업은 한국에 상품 출시 일정을 연기하는 등 한일 외교 관계 악화 불똥이 시장으로 번질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자칫 양국 관계 경색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한국 소비자들의 반일 감정이 고조돼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확산될 경우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의 한 카드회사는 한국 시장에 새 상품을 내놓으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카드는 오는 9월 일본인 여행자를 대상으로 한 선불카드를 발행하기로 하고, 오는 22일 신상품 발표 기자회견을 준비했다가 최근 한일 관계 악화 탓에 취소했다. 카드 발행 시기도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지난 2011년 반일감정 고조로 불매운동을 겪었던 아사히맥주도 양국 외교 관계 추이와 시장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토요타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을 가지고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혼다 관계자 역시 “현재 마케팅 전략을 수정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향후 사태 추이가 어떻게 될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닛산은 이달 말 인피니티 M 디젤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어 양국 정치·외교적 긴장관계에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다.

일본차 업계는 매년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 주장을 되풀이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없었던 만큼 이번에도 무사히 넘어가기를 바라면서도 올해 한국 정부의 대응 수위가 예년에 비해 상당히 강도가 높다는 점에서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말까지 한국시장에 1만3104대를 판매한 일본차 업계는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2만2000대 이상 판매가 가능해 2011년 3월 대지진 여파를 걷어내고 2010년(2만3870대)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한일 관계 경색이라는 예상 밖 악재가 불거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장석범·최준영 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