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의 실효적 지배 강화조치와 관련, 청와대가 ‘잠정 보류’ 방침을 내린 데 대해 해당사업을 추진해온 지방자치단체가 14일 사업 계속 추진을 요구하면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마찰이 일고 있다. 사업 중단 시 독도 방파제 확대사업은 물론, 독도 종합해양과학기지 건설 등 이미 투입한 막대한 ‘혈세’를 날려버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청와대는 일단 “신규 및 기존의 실효 지배 강화 사업 잠정 보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현재의 상황을 곤혹스러워하면서 정밀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영토주권을 지키고 천연기념물 독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국제분쟁 지역화하려는 일본의 술수에 말려들지 않고 지방정부와도 마찰을 최소화하는 해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국회와 경상북도에 따르면, 2016년 완공목표로 4074억 원이 소요되는 독도방파제 확대사업에는 이미 2009년부터 28억 원 가까운 혈세가 투입된 상황이며, 올해 말까지 설계용역을 끝낼 예정이다. 430억 원을 들여 2013년 완공예정인 해양과학기지 역시 육지에서 철골구조물 작업을 50% 가량 마친 상태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독도방파제는 독도 접안시설 앞에 265m 규모로 건립되고, 연면적 1320㎡ 규모의 해양과학기지는 독도 서도 북서쪽 1㎞ 해상지점에 2층 철골구조로 설치된다.

청와대의 고민은 이들 시설이 ‘대형’ 구조물이라는 데 있다. 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독도에 방파제와 같은 대규모 인공구조물이 들어서면 일본이 유엔 해양법 협약상 중재절차에 회부할 수 있는 요건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국제조약 전공의 정부 관계자는 “대형시설물 설치가 중재 회부의 요건이 된다는 견해도 있고,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며 “굉장히 복잡한 법리가 있고, 학자마다 주장이 다르다”고 전했다.

신용하(울산대 석좌교수) 독도학회장은 “국제해양재판소는 어업문제만 다루지 영토는 다루지 못한다”면서 “독도문제는 영유권 ‘분쟁’이 아니라 영유권 ‘논쟁’일 뿐으로 실효적 지배조치를 최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협 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