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하이닉스 사랑은 어디까지일까.

요즘 최 회장의 일정표를 보면 SK하이닉스에 ‘올인(다걸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러 현안 때문에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해도 SK하이닉스 현안만큼은 꼼꼼이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이 직접 SK하이닉스 경영진과 만나 보고 받는 것과 별개로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땐 무선으로 계속 보고를 받고 있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는 전략적 협력을 포함해 지난 6월에만 3건의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는 등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반도체 사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6월20일 SK하이닉스는 총 2870억 원을 들여 미국 반도체 개발기업(팹리스)인 ‘LAMD’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LAMD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회사로 메모리반도체를 포함한 저장장치(스토리지)를 제어하는 비메모리반도체(컨트롤러)를 전문으로 개발한다. 이 회사는 일본, 미국 등 스토리지 관련 유수 업체에 컨트롤러 설계 기술을 제공하는 등 이 분야에서 강력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LAMD 인수에 앞서 지난 6월12일 이탈리아의 플래시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아이디어플래시’를 인수한 뒤 현지 기술센터로 전환했다. SK하이닉스는 아이디어플래시 인수로 미국과 일본, 대만 등에 이어 유럽까지 글로벌 연구·개발(R&D) 거점을 4곳으로 확대했다.

SK하이닉스는 또 지난 6월10일 미국 IBM과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을 잇는 차세대 메모리반도체인 PC램(상변화메모리) 공동개발 및 기술 라이선스 계약도 체결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그룹 내 신성장 동력으로 신속히 자리 잡기 위해 인수·합병(M&A)과 전략적 협력을 포함, 다양한 전략을 발굴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해외 경쟁사들과 달리 올 2분기에 4분기 만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