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경선부정에 연루됐거나 종북(從北) ‘주출(주사파 출신)’ 논란을 빚고 있는 통합진보당(진보당) 19대 비례대표 당선자들의 국회 입성을 막으려는 정치권의 움직임은 ‘시간과 법의 부재(不在) ’라는 현실적 한계에 막혀 있다.

이에 국회나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19대 국회 개원 이후 문제 국회의원 제명을 위한 헌법 개정 움직임도 들어 있다. 현행 법률상 ‘주민소환제’에 국회의원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내용도 아이디어로 나와 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17일 제안한 ‘진보당 사태 방지법’도 이 같은 고민 속에 나온 것이다.

그러나 가장 실효적인 방법은 정치적 압박과 여론의 회초리라는 게 중론이다.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8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18대 국회가 지난 2일 본회의를 끝으로 문을 닫은 상황에서 설령 (종북 논란 당선자들의) 국회 입성을 막을 법안을 만든다해도 자동폐기되고 만다”면서 “현실적으로는 정치적, 사회적 압력 이외에는 적절한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진보당의 경선과정을 문제 삼기도 힘들다. 현행법으로 비례대표 경선에서 부정선거가 발생해도 금전거래 사실이 드러나지 않는 한 처벌하기 어렵다는 것이 법학자들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통된 해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종북 성향의 주사파 출신 의원에 대한 제명 방안 및 이를 위한 개헌론이 나왔다. 임 전 실장이 국회의원 제명 요건인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을 ‘과반수’이상의 찬성으로 완화하는 이른바‘진보당 사태 방지법’을 제안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개헌은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권력구조 개편과 맞물려 있는 휘발성이 강한 중대사안이다. 게다가 종북 논란 국회의원 제명을 위한 ‘원 포인트 개헌’을 한다는 것도 말처럼 쉽지는 않다.

종북 논란이 있는 진보당 당선자들에 대해 주사파 출신, 종북주의자임을 입증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주사파 출신 경력과 전향 여부 등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면서 “단순히 국회윤리위원회 회부요건을 위한 문구 몇개를 넣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을 대상으로 한 주민소환제에 국회의원을 추가하는 방안도 제시됐지만 이에 대해 찬성할 국회의원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 의견이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