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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MB) 대통령의 멘토이자 최측근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복합물류단지 ㈜파이시티 개발사업 인허가 과정에 개입한 브로커 이모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후 2007년 대통령 선거 기간에도 돈을 받았다고 밝힘에 따라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의 탄착점이 2007년 대선자금으로 모아질지 주목된다.

물론 최 전위원장은 돈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MB의 또 다른 측근인 박영준(사진)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까지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MB정권 말기 대선자금수사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노무현 정부에서 벌어진 대선자금 수사도 지난 2002년 SK 수사시 당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으로 흘러간 돈의 흐름이 포착되면서 시작됐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대검중수부(부장 최재경)는 당초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복합물류단지 사업의 시행업체인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최 전 위원장이 청탁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고 인허가를 도와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최 전 위원장은 이날 자신이 브로커 이씨로부터 받은 돈은 “파이시티와는 관계가 전혀 없고 집안끼리 워낙 친한 20년지기라 2004년부터 최근까지 조금씩 받았다”고 말했다.

최 전 위원장의 중학교 후배이기도 한 브로커 이씨는 현재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건설 관련 업체인 D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최 전 위원장은 이씨로부터 어느 정도 규모의 금액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일절 함묵했다.

최 전 위원장이 금액의 규모를 정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2007년 대선관련 여론조사에 사용했다면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 과정에서 ㈜파이시티 전 대표 이모씨가 브로커 이씨에게 건넨 금액은 최소 수억원에서 최대 61억5000만원까지 거론되고 있다.

특히 브로커 이씨의 주선으로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장은 지난 2005년 12월 이후부터 2008년 5월까지 파이시티 전 대표 이씨를 최 전 위원장은 10여차례, 박 전 차장은 5∼6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최 전 위원장뿐만 아니라 박 전 차장에게도 브로커 이씨가 상당액의 금품을 건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파이시티 이 전 대표는 브로커 이씨를 통해 최 전 위원장에게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돈을 전달했고, 박 전 차장은 서울시에서 나온 뒤인 2007년 말 이후 돈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최 전 위원장이 밝힌 대로 2007년 대선 여론조사 비용으로 쓰인 것뿐만 아니라 정치권으로 흘러갔을 수도 있는 만큼 이번 사건은 2002년 대선자금 수사의 재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