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국회의원 총선거(19대)의 승패를 좌우할 변수로 지목됐던 투표율이 54.3%로 집계됐다.

이는 여야간 승부의 분수령으로 여겨지던 55%의 투표율에 부합한다. 때문에 투표율의 고저로 여야간 희비가 엇갈리는 결과를 낳았던 투표율 효과()이 이번 총선에서는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 진영이, 반대의 경우에는 보수 진영이 이득을 보는 경우가 많았다. 투표율이 60.6%에 달했던 17대 총선에선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했다. 반면 역대 최저(46.1%)였던 18대 총선에선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했었다.

그러나 이번 총선 투표율은 여야가 서로 크게 불만을 갖기 힘든 애매한 수준에서 절충()돼 전체 판세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다르다. 민주통합당(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난 서울의 경우 55.5%로 평균 투표율을 1.2%포인트 상회하면서 판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8대 총선 당시 서울의 투표율은 45.8%로 평균치에 0.3%포인트 낮았었다. 서울은 특히 오후 4시까지만 해도 평균 투표율에 0.2%포인트 미달하다가 5시부터 이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때문에 진보 성향의 젊은층이 막판에 대거 투표소로 몰려나와 상당수 선거구의 박빙 승부를 판가름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번 총선에서는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선거운동이 더욱 활발해졌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비롯한 유명인사들이 대거 SNS를 통해 투표 독려에 나서고 20∼30대를 중심으로 한 일반 유권자들도 이른바 ‘투표 인증샷’ 대열에 가세하면서 투표율 제고에 영향력을 미쳤다.

야당 진영에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도다. 다만 선거운동 막판에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과 민주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과 같은 대형 이슈가 터지면서 보수층의 결집력도 높인 것이 야당에는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SNS의 위력을 평가절하하는 견해도 있다. 한길리서치 홍형식 대표는“SNS가 없었던 시절에도 70~80%의 투표율이 나온 적이 있다”면서 “SNS가 정말로 위력이 있다면 투표율이 그 정도는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