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대기업 과세 강화, 출자총액제한제(출총제) 부활 등 각종 규제정책을 앞다퉈 내놓자 각 경제단체와 대기업들은 곤혹스러워하면서 정치권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오는 2월3일 열리는 동반성장위원회에서 동반성장위가 대기업이 반발해온 ‘이익공유제’를 포함한 동반성장 관련 안건을 강행처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와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재계는 최근 정치권의 잇따른 ‘대기업 때리기’ 정책에 대해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총선을 앞두고 대중 인기에 영합한 정책으로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30일 “선거를 앞두고 대기업 규제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대기업 때리기보다 투자를 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면서도 “지금은 재계에서 누가 뭐라고 말해도 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한숨 쉬었다.

A기업 임원 역시 “정치권의 일을 기업에서 이렇다 저렇다 평가할 수는 없지만 선거라는 대형 행사를 앞두고 표를 의식해 대기업들을 마녀사냥식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B기업 관계자도 “현재의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 대기업은 나쁘고 중소기업은 착하다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가 무슨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대기업 과세 강화, 출총제 부활 등 정치권에서 내놓은 정책들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모 경제단체 관계자는 “대기업에 무조건적으로 징벌적 과세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고 다른 대기업 임원도 “성과 없이 폐지된 제도(출총제)를 다시 부활시키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한상공회의소 등은 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당의 경제 관련 정책과제와 문제점 등을 분석한 자료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4월 총선에 앞서 늦어도 2월중으로는 각 정당의 공약사항에 필요한 경제 관련 정책들의 현황과 문제점, 정책과제 등을 정리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계는 오는 2월3일 열리는 동반성장위원회 회의에서 이익공유제 처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남석·박양수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