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비나 사료 원료로 쓰일 수 있는 음식물쓰레기의 5% 정도만이 정식으로 재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기 힘든 냄새 때문에 가정의 어려운 일 중 하나인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음식물쓰레기를 원료로 한 퇴비 납품 가격도 내년부터 25~30% 정도 떨어져 재활용률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4일 한국음식물류폐기물자원화협회에 따르면 퇴비·사료 원료로 사용될 수 있는 음식물쓰레기(폐수와 이물질 제외, 전체 발생량의 24%)는 연간 98만1120t이지만, 이 중 제대로 품질 관리를 받는 제도권 퇴비업체에서 사용 중인 음식물쓰레기는 5만2800t으로 발생량의 5.4%에 불과하다.

제도권 퇴비업체란 정부의 비료 지원 사업을 대행하는 농협중앙회와 납품 계약을 체결, 정기적인 품질 검사를 통해 공정 규격 등을 준수하고 있는 업체를 뜻한다.

문제는 음식물쓰레기로 만든 퇴비의 구매 납품 단가를 내년부터 낮추기로 해 이 같은 제도권 업체들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미 음식물쓰레기 퇴비가 축분 퇴비보다 보조금과 단가가 더 낮아 제도권 퇴비 납품업체 400여개 중 음식물쓰레기로 퇴비를 만든다고 밝힌 업체는 33개에 불과하고, 허위 표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해 중 전남 함평의 K업체와 경기 이천의 C업체 두 곳이 음식물폐기물을 사용했으면서 “사용하지 않았다”고 허위 표시해 영업 정지됐다. 비제도권 업체들의 불법 투기도 문제다.

올 초 전남 영광군 군서면 만곡리 영광실업고등학교 실습장 앞 땅 600㎡ 면적에 음식물쓰레기가 1.5m 높이로 불법 투기됐고, 이는 최근 경찰 조사 결과 비제도권 퇴비업체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음성원기자 e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