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발생한 ‘중국선장의 해경특공대원 살해사건’과 관련해 한·중 양국은 인터넷상에서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한국 네티즌들은 숨진 고 이청호 경장에 대한 애도와 함께 강경 대응을 하지 못하는 정부를 탓했지만, 중국 네티즌은 적반하장격으로 오히려 중국 정부에 대해 한국을 향한 강경 대응을 주문하고 나섰다.

13일 국내 인터넷상에선 고인을 애도하는 글과 함께, 관련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줄을 이었다. 이날 다음 아고라에는 중국 어선 불법 조업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만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5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냈다. ‘jin＊＊＊’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대한민국이 전 세계 국방 몇 위니 그런 말들 하지 마시고, 대한민국의 영토를 침범하는 무리들에 대한 신속하고 자주국방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라고 의견을 밝혔다. 라이트코리아 등 국내 시민단체들은 1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불태우고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과 해경 살해에 항의하는 시위를 준비 중이다.

이에 중국 네티즌들은 자국 선장의 행동을 ‘용기 있는 일’이라고 치켜세우며 한국 정부에 대해 중국이 강하게 압박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13일 중국 인터넷 검색 사이트 바이두(www.baidu.com)를 통해 검색된 해경살해사건에 대한 중치 보커(博客:중국 블로거를 지칭하는 말)들의 반응은 반한 감정과 자국 이기주의 일색이었다.

‘SEO―’란 아이디를 쓰는 보커는 “어디서 한국이 중국에 책임을 묻는 것을 배웠나? 두말 할 필요 없다. 태평양 함대를 한국에 보내자”고 밝혔다. 아이디 ‘랴오밍양(廖明楊)’ 보커는 “중국인 모두 평화를 사랑한다”며 “먼저 압박당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겠느냐. 대중국은 소한국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중국의 인민영웅을 지지한다”고까지 했다.

베이징 = 한강우특파원, 박준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