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삼성생명 ‘주니어 최고경영자(CEO) 장기과정’에 참여한 중소기업 창업주 자녀들이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삼성생명 휴먼센터에서 협상능력 등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다. 용인 = 김낙중기자 sanjoong@munhwa.com

10월25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삼성생명 휴먼센터 강의실. 삼성생명이 중소기업 창업주 자녀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주니어 최고경영자(CEO) 장기과정’ 4주차 일정 중 ‘CEO가 갖춰야 할 기획·프레젠테이션·협상능력’ 강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다소 쌀쌀한 바깥 날씨와 달리 이 강의실은 순수한 열기로 가득차 있었다. 강사의 열심과 수강생들의 열정이 상승작용을 일으킨 결과였다. 이날 강의에선 경영 컨설팅업체 베네소의 김진홍 대표가 강사로 나섰다.

“사업계획, 마케팅 등 여러 가지를 신경써야 하는 CEO로서는 사고가 정형화되어서는 안 되며 바뀌어야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20대 80 법칙을 생각해 가면서 10가지 중 무엇에 집중할지 안목을 반드시 가져야 합니다.”

예비 CEO들 또한 연신 질문을 던지며 수업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업계획은 어떻게 짜야 효과적일 수 있을까요?”

“인상에 남는 프레젠테이션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 과정은 삼성생명이 중소기업의 미래 경영자 양성을 위해 10월5일부터 내년 2월까지 약 5개월 일정으로 진행 중인 CEO 양성 프로그램이다. 지난 8월 방학기간 중 대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했던 1개월 단기과정에 이은 두 번째로, 이번에는 주로 학생이었던 단기과정과 달리 실제 중소기업에 근무 중인 창업주 자녀가 대부분이다.

이 프로그램은 대기업의 노하우를 중소기업에 전파함으로써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추구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대기업이 가진 전문적인 역량, 금융회사의 지적 노하우를 중소기업 고객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 중소기업에 가장 긴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금융회사로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한 뒤 기획한 것이다. 자체 보험 설계사 조직을 통해 추천을 받아 선발했는데 대기업의 실전 경영 노하우를 배우고 체험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보였다.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은 10월5일 입학식에서 “200~300년 된 일본의 중소기업과 대만의 중소 정보기술(IT) 기업의 성공사례에서 보듯 중소기업의 경쟁력에 우리나라의 흥망성쇠가 달려 있다”며 “이번 교육을 통해 미래 경영자로서의 역량을 높여 영속기업으로 이끌어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예비 CEO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정래우 서한기업 이사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들로 강의가 구성되어 있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광 영광기업 대리는 “한 달째 과정에 참여해 보니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지적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윈윈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들은 연수원 합숙교육을 통해 기업의 경영철학, 리더십, 경영대학원(MBA) 과정 등을 배운 뒤 3개월 동안 본인이 희망하는 삼성생명의 본사 각 부서에서 실전 근무경험도 쌓는다. 10월17일부터 나흘 동안 중국 삼성전자 쑤저우(蘇州) 법인을 방문해 노트북·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을 견학했으며 상하이(上海) 증권거래소 등 금융기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용인 = 유회경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