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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7일 확정한 2012년도 예산안은 재정건전성 확보와 함께 일자리를 통한 복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물 경제 위축에도 글로벌 재정위기 확산에 대응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총지출 증가율을 억제해 균형재정 달성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균형 재정에 무게를 뒀지만 일자리를 늘리는 데는 지출을 아끼지 않아 처음으로 일자리 관련 예산이 10조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내년 세입규모를 4.5% 경제성장률을 전제로 짠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정부가 경제전망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2년 예산안의 부제목이 ‘일자리 예산’으로 되어 있을 정도로 내년 예산의 중심은 일자리 창출에 있다. 일자리를 만들어 복지를 향상시키고 경제성장을 이끄는 ‘일-성장-복지’의 선순환을 정립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자리 예산은 올해 9조5000억원에서 내년 10조1000억원으로 6.8% 증가했다.

특히 청년 창업활성화(4953억원)와 고졸자 취업지원(6429억원), 문화·관광·글로벌 일자리(2170억원), 사회서비스일자리(6451억원) 등 4대 핵심일자리 예산은 올해보다 38.9%나 늘어났다. 재정지원 일자리 예산도 올해보다 5.5% 증가한 9조4530억원이 편성됐다. 또 저임금 근로자에게도 고용보험과 국민연금을 지원키로 했다.

일자리와 함께 보건복지분야 예산도 크게 늘려 잡았다. 보건복지분야 예산은 올해보다 5조6000억원(6.4%) 증가했다. 이는 내년 예산 전체 증가액 17조원 가운데 32.9%에 해당하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맞춤형 복지를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국민들의 인생에 맞춘 생애주기별 복지서비스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가 일자리와 복지관련 예산을 크게 늘린 것은 내년 선거와 함께 정치권의 보편적 복지 주장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012년 예산안과 2011 ~ 2015년 재정운용계획에서 균형 재정 달성시기를 앞당기는 등 재정건전성에도 무게를 뒀다.

이에 따라 올해 25조원인 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2012년 14조3000억원으로 줄이고, 2013년에는 2000억원 흑자로 돌려놓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는 지난해 2010 ~ 2014년 재정운용계획에서 밝힌 2013년 6조2000억원 적자보다 6조4000억원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재정계획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짜여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예산안과 재정운용계획을 짜면서 내년 성장률을 4.5%로 잡았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을 3.6%로 보고 있을 정도로 내년 경제위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베짱이처럼 계속 헤프게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교훈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면서 “균형 재정을 1년 앞당겨 2013년까지 달성하겠다는 것은 차기 정부에 나라 곳간을 채워 넘겨주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라 살림을 알뜰하게 꾸리면서도 국민에게 꼭 필요한 일자리는 늘리고 맞춤형 복지를 담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김석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