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주민투표 결과에 시장직을 걸겠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22일 ‘아이들 밥그릇을 볼모로 한 협박정치’라며 거칠게 비판하면서 ‘시장직 사퇴 성명 철회’를 요구했다. ‘지상 최악의 정치쇼’, ‘인질극’, ‘협박극’, ‘악어의 눈물’ 등 비난의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른 것도 아니고 어린아이들 밥그릇을 볼모로 (시민들을) 위협하는 것은 시장이 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돈 내고 밥 먹는 아이, 안 내고 먹는 아이로 편을 가르면 (아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깊게 받게 된다”면서 “(오 시장은) 개인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아이들을 희생의 제물로 삼겠다는 생각을 접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도 “오 시장이 지상 최악의 정치쇼를 감행했다”며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김 원내대표는 “오 시장은 시장직을 ‘정치놀음의 판돈’ 정도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며 “(오 시장은) 네티즌들이 왜 오 시장의 눈물을 ‘악어의 눈물’이라고 하는지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이른바 ‘오세훈 예산’을 거론하며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고 잘 쓰면 연간 695억원 수준인 급식비 부담을 감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투표일까지 남은 기간 동안 ‘나쁜투표 거부’라는 기존의 논리를 확산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오남석·김병채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