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대학등록금 인하 방안이 정부와 충분한 조율을 거치지 않고 발표되거나, 청와대가 조정 역할도 제대로 못하는 등 정부와 정치권이 소통 부재와 정책 조율기능을 상실한 데 대해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총체적인 국정난맥상에 대해 혼란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컨트롤 타워 구축이 시급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한수(정치학) 건국대 교수는 24일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내에서조차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가 없는 데다 정권 말이라 정부의 효율적인 통제가 불가능해 파행적 국정 운영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어 “대통령이 벌써부터 권력누수 상황에 직면한데다 한나라당의 경우 내년 선거와 관련해 민심을 얻으려고 잇따른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정책을 쏟아내다 보니 최근과 같은 엇박자 정국이 계속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등록금 인하 문제는 국정 난맥상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면서 “정국난맥을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와 여당 간 협의체가 구성돼 이들의 갈등을 조율해야 하지만 제대로 된 대표조차 없는 상황이어서 이 같은 해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모임 상임대표 또한 선거에 쫓겨 각종 선심성 정책을 내놓는 데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최 대표는 “황우여 원내대표를 비롯해 한나라당에서는 선거를 의식해 이 같은 임기응변식 정책을 발표했지만 정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여당에 더욱 불신감을 갖게 될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은 보다 긴밀히 협조해 공통된 의견으로 실현 가능한 정책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 대표는 “등록금 문제와 같이 전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사안에 대해서도 정부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가정상비약 슈퍼 판매 등을 둘러싼 갈등과 관련, 조중근 가정상비약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많은 국회의원이 표를 의식해서인지 의사회와 약사회 등 표를 움직일 수 있는 이익단체의 눈치를 보느라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정부의 방침과 엇갈리는 한나라당의 반응이지만 국민들이 원하는 바가 어떤 것인지 안다면 좀 더 정부와 보조를 맞추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준우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