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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보육’과 ‘반값 등록금’ 정책의 당론 채택을 위해 소집된 13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사실상 당론 채택 실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참석자들의 반대가 거셌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무상 복지 시리즈’에 박차를 가하려 했던 행보가 당내에서부터 급제동이 걸린 것이다.

비공개 의총에서 마이크를 잡은 9명의 의원들은 대부분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재정·예산 등 경제 관련 부처 장관직을 맡았던 ‘정책통’이어서 향후 민주당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모두 당 정책위원회가 마련한 안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무상급식·의료·보육 등 보편적 복지정책 방향에는 반대하지 않았지만 준비한 정책이 부실하며, 민주당이 선거용 이슈 선점에만 집착할 경우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경영학 교수 출신인 김효석 의원은 14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복지정책에는 철학과 모델이 있어야 하지 개별 정책으로 추진하면 안 된다”며 “당 정책위가 내놓은 안은 재원 마련 부분이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복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액, 공기업 개혁, 세제 개혁 등이 필요한데 이러한 부분이 빠졌다”며 “이렇게 내놓은 안은 이슈를 선점하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 당시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강봉균 의원도 “재원 관련 대책이 모두 엉터리”라며 “세계잉여금은 복지정책 재원 마련 대책이 될 수 없으며 경제성장에 따른 세제 증가분은 공무원 월급 등 다른 비용을 모두 동결시키지 않고는 복지 예산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국세청장과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냈던 이용섭 의원도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현재 모든 예산을 항목별로 검토해 낭비성·중복성 예산을 우선적으로 깎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모든 것을 세금으로 해결할 수 없다”(김성순 의원), “소비형 복지가 아닌 성장친화형 복지로 가야 한다”(최인기 의원), “국민의 부담이 따르지 않는 복지는 없다”(장병완 의원)는 지적이 나왔다. 김동철·정장선·조영택 의원도 의총장에서 정책위에 보완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과 장 의원 역시 지난 정부 장관 출신이며 김성순 의원은 서울시 공무원 출신으로 구청장을 지냈고, 김동철 의원과 정 의원은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