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13일 의원총회에서 논의한 무상보육 및 반값등록금 정책의 정식 당론 채택 여부를 두고 당내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도부에서는 당론으로 채택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앞으로 보완해 나가기로 한 만큼 당론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무상급식·무상의료·무상보육과 반값등록금의 ‘3+1복지정책’에 대해 확실한 재원대책 마련을 지적하는 의원들의 반대로 당론 채택에 실패한 만큼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어 당내 노선갈등 양상마저 표출되고 있다. 무엇보다 구체적인 재원 확보방법에 대해 제기된 이견을 놓고 일단 ‘덮어두기’수준으로 마무리해 향후 논란이 계속될 여지가 많아 보인다.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13일 정책 의원총회가 끝난 뒤 “무상보육과 반값 대학등록금 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은 당론으로 채택된 것”이라며 “다만 재원조달 방식 등에 이견이 있어 이 부분은 계속 개선, 진화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현희 원내대변인도 14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의총장에서 발언한 의원들도 무상복지의 방향에 대해서는 모두 찬성했고, 발언하지 않은 의원들도 대부분 정책위 안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보완 의견이 제시되기는 했지만 무상보육과 반값등록금 정책에 반대하는 견해는 없는 만큼 공식 당론으로 채택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13일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과 보좌진 등에 따르면 이날 의총에서 정식 당론 의결 절차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원 원내대표와 전병헌 정책위의장이 “큰 틀에서 당론으로 정하고 보완해 나가자”고 정리했으나, 의총이 끝날 때쯤에는 대부분의 의원이 빠져나가 의결 정족수도 채 되지 않았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일부 의원은 “당론으로 정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재원마련 등 방법에 대해 보완해 나가기로 한 만큼 당론으로서 완결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이에 대해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엄격하게 보면 100% 당론이라고 단정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테두리로 비전을 제시해서 계속 나가겠다고 정리해 주면 이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 당직자는 “이번에 무상복지 당론 채택에 부정적 의견을 밝힌 의원들 중 상당수가 손학규 대표측으로 볼 수 있다”면서 “2012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민주당의 무상복지 드라이브가 내부에서 제동이 걸린 것은 손학규 대표체제의 순항 여부와 맞물리면서 당내 노선투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