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과 북한간 주민들의 영양과 건강, 위생상태 등의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은 특히 영양부족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비중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았다.

23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2010년 아시아·태평양 건강편람’에 따르면 북한의 1인당 1일 음식 에너지섭취량은 2146㎉로 조사대상 23개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는 호주 등 태평양 지역 국가를 제외한 19개 아시아 국가의 평균 2524㎉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1인당 1일 음식 에너지섭취량은 호주가 3186㎉로 가장 높았고, 뉴질랜드(3151㎉)가 뒤를 이었다. 남한은 3073㎉로 호주와 뉴질랜드 다음으로 높았다. 한국영양학회가 밝힌 한국 성인(19~49세)의 1일 음식 에너지필요량은 남성 2400~2600㎉, 여성 1900~2100㎉다.

북한은 영양부족에 시달리는 경우도 높았다. 북한은 인구의 32%가 영양부족 상태로 조사대상 23개국 중 가장 높았다. OECD는 “북한 등 일부 국가는 음식 섭취가 인간의 생존 에너지량에 미달한다”면서 “북한의 상황은 매우 위태롭다”고 지적했다. 1950년대말 주민들에게 쌀밥에 고깃국을 주겠다던 김일성 주석의 약속이 50년이 넘도록 지켜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상하수도 등 위생시설 상황도 좋지 않았다. 남한은 위생시설 접근율이 100%인데 반해 북한은 인구의 59%만이 위생시설 접근이 가능했다. 이는 아시아 국가 평균 65%에 못미치는 것이며, 필리핀(76%)이나 베트남(75%), 피지(71%)보다도 낮은 수치다.

열악한 영양과 위생으로 북한의 유아 사망률은 인구 1000명당 42명으로 아시아 국가 평균(30명)보다 높았다. 남한은 유아 사망률이 4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5명)보다 낮았다. 임신관련 사망을 뜻하는 모성사망률 역시 북한은 출생 10만명당 250명으로 아시아 국가 평균(162명)이나 남한(18명)보다 크게 높았다.

김석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