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린(吉林)성 지린과 창춘(長春)을 거쳐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까지 돌아다니고 있으나 중국 관영 언론들은 30일 오전 현재까지 거의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자매지 환츄스바오(環球時報) 등 일부 언론들이 김정일 방중 소식을 다루긴 하지만 모두 한국 언론이나 외신들을 인용한 보도에 그치고 있다.

중국 국제뉴스 전문지 환츄스바오의 웹사이트는 김정일 위원장이 하얼빈을 방문한 뒤 귀국길에 오른 30일 오전 현재까지도 김 위원장 방중 보도와 관련한 가장 최신 기사는 “한국 매체들이 김정일 전용열차 행방을 알 수 없다며 아마 옌볜(延邊)을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신화통신과 CCTV(중국 중앙방송국) 등 주요 관영 언론들은 이 같은 소식마저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언론들의 이 같은 침묵은 지금까지 5차례의 김 위원장 방중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중국 언론의 이 같은 침묵은 중국 정부가 김 위원장의 신변안전 등을 이유로 외부 노출을 극히 꺼리는 북한 측의 협조 요청을 받아들이고, 중국 언론사에 특별보도 지침을 하달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침묵도 조만간 끝이 날 것으로 보인다.

신화통신을 비롯한 중국 관영 언론들은 그동안 김정일 위원장이 방문할 때마다 침묵을 지킨 뒤 그가 중국을 떠날 때쯤 중국 정부와 보도 범위에 대한 조율을 거쳐 뉴스를 내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초 방문에서도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김 위원장이 중국에서 귀국길에 오른 5월7일 오전 10시에 일제히 보도했었다.

베이징 = 한강우특파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