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2008년 스리랑카 방문 때 후원아동들과 함께 한 이홍렬씨.

“하나님이 정해주신 귀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우연히 시작했지만 너무 잘한 일이더라고요.”

개그맨 이홍렬(56)씨는 어린이재단과의 인연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처음은 자신이 도움을 준다고 생각했지만 세월이 흐르니 정작 도움을 받은 쪽은 본인이더라는 이야기다. 어린이재단 홍보대사와 기부강연 ‘펀 도네이션(Fun Donation)’의 강사로 무대에 서며 개그맨의 ‘끼’를 맘껏 뿜어내다보면 “나의 재능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나아가 도움도 줄 수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나의 천직”이라고 절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

최근 엄용수 한국방송코미디협회장이 말했듯, 국내 코미디 무대에서 중장년층을 위한 자리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는 현실을 감안하면 자신에게는 봉사와 무대기질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소명’이 저절로 찾아온 느낌이 든다고 털어놨다.

“70~80세대를 위한 가요무대는 상당한 호응을 얻었지만, 코미디언과 개그맨은 동년배를 위한 추억의 무대를 갖기 힘듭니다. 희극의 특성상 한번 써먹은 소재는 다시 되풀이하기 힘들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우리를 원하는 자리가 있다면 영리와 관계없이 언제든지 즐겁게 일할 의욕이 충만합니다.”

1982년 MBC 방송연기상 신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이씨는 1994년 MBC 연기대상 코미디 부문 대상, 1995년 한국방송대상 코미디 부문을 휩쓸며 전성기를 보냈다. 그는 봉사활동에 눈뜨면서 1997년에는 문화체육부장관 표창 선행연예인으로 선정됐다. 어린이를 위한 봉사로 행정자치부 장관과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지금도 교통방송(TBS), 대전MBC 등에서 진행자로 왕성한 현역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노성열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