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가 세종시 원안 추진을 주장해온 야당의 승리로 끝나면서 세종시 이전을 추진하던 기업들이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이미 세종시 수정안 시행이 지체돼 투자 시기를 놓친 기업들은 이번 선거 결과로 세종시 논란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고 대체용지 확보 등 대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4일 국회와 재계에 따르면 정부 여당은 당초 오는 9일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함에 따라 이같은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승리를 잡은 민주당은 당장 임시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 폐기 등을 요구한다는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종시 이전 계획을 발표했던 기업들은 일단 9일부터 시작되는 임시국회를 지켜본 뒤 대응방안을 찾는다는 방침이지만, 내부적으로 세종시 수정안 폐기에 따른 대책을 모색하느라 분주하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임시국회에서 세종시에 대한 결론이 어떻게 나느냐를 지켜본 뒤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세종시 수정안 폐기가 확정되면 대체부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는 각 계열사들의 부지가 세종시로 집중돼 있지만 만일 세종시 수정안이 폐기되면 이같은 대규모 단지를 구할 수 없기 때문에 계열사별로 대체부지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시에 1조3270억원을 투자키로 한 한화그룹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정부 방침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얘기할 입장이 아니지만 세종시에 대한 정부 방향이 바뀌면 우리도 변할 수밖에 없다”며 “수정안이 메리트가 있어 참가하려고 했던 것인데, 그게 바뀌면 그룹 방침도 바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9000억원을 투자키로 한 웅진그룹은 국회 입법 상황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임대환·조성진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