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성향의 서울시교육감 당선에 따른 교육 당국 간 충돌과 교육현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전문가들은 “교육권력의 행사자라기보다는 학교 교육을 위한 ‘선량한 관리자’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약 3분의 2에 이르는 유권자를 의식해야 할 뿐 아니라 교육 전반을 아우르는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와 보조를 맞추고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성호(교육학) 중앙대 교수는 4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교육감은 마음껏 교육 실험을 하는 주인이 아니라 관리자”라며 “교육감 의지대로만 끌고 나갈 경우 교육은 엄청난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교육감은 임기를 채우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급진적인 개혁의 부정적 영향은 전부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그 결과는 수년 후에 장기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용린(교육학) 서울대 교수도 “곽 당선자가 선거에 승리해 1000만 서울시민의 교육문제를 풀어갈 운전대는 잡았지만 목적지는 전체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합의로 결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7월1일 임기 시작 전까지 시교육청과 교과부, 교육소비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찬성과 반대, 자기의견 사이의 현명한 절충점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 현장의 혼돈을 막기 위해서는 교과부의 현명한 대처와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대유(교직학) 경기대 교수는 “교과부가 변화를 얼마나 유연하게 수용하고, 교육감의 자율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느냐에 따라 갈등의 정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서울시교육감과 전국시도교육감 협의회 의장까지 맡을 곽 당선자의 협조를 얻어야 당국의 정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시행될 수 있다”며 “부딪치는 사안에 대해 교과부와 교육청이 토론회와 공청회를 열고 긴밀하게 논의하고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학부모들도 교육의 주권자라는 인식을 잊지 말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버들기자 oisea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