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일 서울시교육청 수장에 진보 성향의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당선자가 입성함에 따라 학교 교실 등 교육 현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선거과정에서 ‘대물림 특권교육 및 부패교육 철폐’와 ‘강남북 교육격차’ 해소 등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곽 당선자는 “평등교육에 입각한 교육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범국민적 교육협의체를 만들어 대한민국 교육의 대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인구의 3분의 1이 집중된 서울교육의 개혁 전도사로 나선 곽 당선자는 무상급식과 무상교육 확대, 내부형 교장공모제 도입, 근무평정 폐지, 외고등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자율고) 축소 및 서울형혁신학교 도입, 서울학생인권조례 도입 등 15가지 공약을 내걸었다.

◆ 외고 자율고 정책과 혁신학교 = 곽 당선자는 선거 기간동안 공약에서 “(자율고와 특목고가) 설립취지에 맞게 교과과정이 운영되고 있는지 철저히 파악할 것”이라고 밝혀 특목고 개편의지를 분명히 했다. 고교선택제 재검토에 대해서는 “급격한 변화는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므로 면밀하게 살피겠다”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곽 당선자가 ‘특목고, 자율고등 귀족학교를 양성하는 차별적 학교정책을 시정하겠다’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한다.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가 추진 중인 고교다양화 정책에 따른 ‘자율고 300개 확대’ 정책은 일단 브레이크가 걸리게 됐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실적으로 자율고를 추진할 수 있는 재정 역량을 지닌 사학재단은 대부분 서울에 집중된데다 ‘자율고 등록금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여 일반고의 2배가 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공약은 학생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는 이해되지만 이경우 재정압박을 받게 될 사학재단이 자율고를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교장공모제와 고교선택제 = 곽 당선자는 교장자격증이 없는 교사도 교장 공모에 응할 수 있는 내부형 공모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부는 교장자격증이 있어야 공모 가능한 100% 초빙형 공모제를 추진하고 있다. 내부형 공모제 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대신 초빙형 공모제는 줄이겠다는 의미다.

이 경우 전교조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등 교원단체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현재 서울시교육청은 공모위원회를 통해 초빙형 교장 공모를 시행중이며 9월1일로 발령할 예정인데, 공모 일정 등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곽 당선자는 고교선택제 전면재검토에 대해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도입한 고교선택제를 전면 폐지하는 등 급진적 변화를 가할 경우 교육현장의 혼란이 극에 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수년간 논의를 거쳐 어렵게 도입한 고교선택제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선에서 조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무상교육 확대 및 교원평가제 = 곽 당선자는 김상곤 경기도교육감과 정책연대를 통해 두발·복장 자율화 등 인권조례제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진보쪽에서 서울시 의회에 많이 진출해 조례제정에는 법적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선 교사들은 학생인권 보장을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면 가뜩이나 교권이 추락한 상황에서 학생 기강 해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기도 하다.

곽 당선자는 또 정부방식의 교원평가제는 학교간 한줄세우기 경쟁과 학생간 한줄세우기 경쟁을 부추길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근무평정 폐지 등 교원평가제 평가개선방안을 부분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