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군 합동조사단이 20일 천안함이 북한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는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한·미 양국의 대북제재 준비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미는 북한의 ‘돈줄’을 죄는 경제제재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등 국제제재까지 전방위 압박을 검토중으로, 다음주 초 대응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외교소식통 등에 따르면 한·미 양국이 검토 중인 대북제재 방안은 몇가지로 대별된다. 먼저 한·미가 각각 준비 중인 독자적인 제재조치다. 정부는 일단 남북교류·경제협력 사업의 전면 재검토 및 제한을 통해 북한으로 흘러들어 가는 ‘돈줄’을 차단하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했다. 통일부가 최근 공문을 통해 기획재정부의 대북 시장경제 교육사업 등 정부부처 차원의 대북사업 집행 보류를 요청한 것이 대표적이다. 북한산 모래 채취, 농수산물 수입 등 민간경협사업도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 한해동안 지불된 모래채취 대금은 3627만달러(약 425억원)로, 북한 군부의 ‘자금줄’로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엔 안보리의 1874호 대북제재, 11월 말 내부 화폐개혁 실패 등으로 ‘외화난’에 처한 북한으로서는 쉽게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다. 또 남북 해운합의서에서 합의한 북한 상선의 제주·부산해역 통행을 차단하는 방안도 검토중인데, 이 경우 북한의 해상활동이 크게 제약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008년 10월 해제한 테러지원국으로 북한을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식적으로는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공화당을 중심으로 재지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양자·다자 차원의 조치로는 기존의 대북제재 결의안 1874호의 엄격한 적용·확대와 함께 천안함 사건의 유엔 안보리 회부가 확실시된다. 국제적 명분을 얻는 동시에, 국제사회의 추가적인 대북제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회부 결정은 오는 26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부 장관 방한 즈음에는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이며, 정부는 다음주중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을 발송할 계획이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은 지금 권총 한자루도 외국에 팔 수 없는 상황으로, 지금 1874호를 좀 더 엄격하게 적용해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