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정부가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북한의 어뢰에 의한 것으로 발표하자 백령도와 연평도·대청도·소청도 등 섬과 연안의 주민들은 한편으로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또다시 도발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듯 긴장감을 늦추지 못했다.

어민들은 해군과 해경의 경계 강화에 따른 조업차질을 우려하고 있고 주민들은 천안함 침몰사건 이후 줄어든 관광객이 더 줄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백령도 등 인근 섬 주민들은 정부 발표를 접한 뒤 “북한의 소행임을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며 “북한이 다시는 이런 도발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정부가 단호한 입장과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백령도 두부진 어촌계장인 김복남(52)씨는 “쌍끌이 어선이 수거한 잔해물에서 북한의 글씨체가 나옴으로써 북한이 더이상 발뺌을 할 수 없게 됐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해북단의 안보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남북관계의 악화와 긴장고조에 따른 조업차질이 없어야 한다”며 “천안함 사건이후 백령도 인근해의 관광객이 줄어든 것과 관련, 정부가 안전을 보장하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꽃게의 주산지인 연평도 일대에서는 본격적인 꽃게철을 앞두고 남북간 긴장고조로 조업차질 사태가 벌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연평도에서 꽃게탕 전문집을 운영하는 최희자(여·50)씨는 “천안함 참사가 북한의 소행임이 밝혀진 이상 우리도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당연하다”며 “서해북단에서 남북한이 대치하는 위기가 고조될 경우 열흘 후면 시작되는 꽃게 대목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해양경찰청도 비상경계 근무태세에 돌입했다. 윤석훈 인천해양경찰서 경비과장은 “정부의 발표에 따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근무 강화에 들어갔다”며 “서해안 북단의 조업을 지원하며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 김형운기자 hw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