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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원인을 놓고 온갖 추측과 가능성이 난무하는 가운데 정부와 군 당국이 미국 등 해외 주요국에 전문가 파견을 요청, 이번 사고의 원인 규명을 위한 국제적 공조가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폭약·해양사고 분야에서 전문성과 노하우를 갖춘 해외 전문기관들이 참여함으로써 원인 규명의 객관성도 확보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5일 관계 소식통에 따르면, 군 당국이 이번에 전문가 파견을 요청한 곳은 미국을 비롯한 영국과 프랑스 등 해전 경험이 풍부한 나라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 해군의 수상전분석센터와 육군의 물자체계연구소 등은 해양 폭발과 폭약 관련 과학적 조사로 명성이 높아 천안함과 같은 초계함의 손상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이들 기관의 참여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미측 전문가는 폭약과 해상무기, 해양사고 분석 전문가들”이라며 “전문 분야와 인원은 앞으로 군사채널로 계속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다른 소식통은 “천안함 사고 해상을 탐색하는 기뢰제거함이 기뢰나 어뢰로 추정되는 파편을 찾아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국방부조사본부 과학수사연구소가 미국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이를 분석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효율적인 천안함 구조·인양 작업을 위한 한·미 군 고위급 협조회의도 실시한다. 회의는 합참의장이 주관하고, 주한미군사령관과 연합사 부사령관, 작전참모부장, 합참 차장, 합참 작전본부장 등 군 고위 관계자 14명이 참석한다. 이번 회의에서 양국은 천안함 탐색·구조작전 현황, 인양 계획 및 협조, 기타 추가 지원 등을 논의한다. 합참의장은 미군의 신속한 전력전개 및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인양작전에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할 방침이다.

천안함 침몰 민·군 합동조사단장인 박정이 육군중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합동조사는 과학수사와 정보·작전운영 분석, 폭발유형 분석, 선체구조관리 등 4개 분야로 이뤄지고 있고 선체 인양 이전과 이후로 구분해 단계적으로 실시된다”며 “선체 인양 후에는 투명성과 객관성 보장을 위해 추가 인원을 참가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선체 인양으로는 이번 천안함의 침몰 원인을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일고 있다. 또 사고 해역의 바닥이 진흙뻘인 데다 유속이 빨라 파편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영출기자 ev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