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봅슬레이 대표팀의 강광배(37·강원도청·사진)는 ‘무에서 유를 이룬’ 선구자다. 원래 아마추어 스키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부상 때문에 스키를 그만뒀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여름에도 바퀴를 단 썰매를 타고 아스팔트를 질주하는 노력 끝에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 루지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이후 세대교체를 이유로 루지 국가대표에서 탈락했지만 그는 오스트리아로 유학을 가 스켈레톤에 도전했다.

강광배는 혼자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 연맹을 만들어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에 가입했고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그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도 스켈레톤 선수로 출전했으며 대한체육회(KOC)의 추천을 받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출마하기도 했다.

토리노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그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루지나 스켈레톤과 마찬가지로 국내에는 전무했던 봅슬레이로 전향해 기적처럼 일본을 따돌리고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출전 티켓을 획득했다. 강광배는 대학 3학년 때 처음 루지를 시작해 17년 만에 세계에서도 처음으로 썰매 3종목에서 모두 올림픽에 출전하는 이정표를 세운 것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봅슬레이 대표팀의 메달 획득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대신 그는 일본과 기록 경쟁을 목표로 잡았다. 이번 올림픽의 성적과 관계없이 강광배는 한국 썰매종목을 개척한 위대한 선수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