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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글은 아무리 여러 번 읽어도 도대체 어떻게 썼는지 알아낼 수가 없습니다. 모든 위대한 글에는 수수께끼가 존재하고 그 수수께끼는 파헤쳐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은 계속될 것이며 언제나 유효합니다. 그래서 좋은 글을 다시 읽을 때마다 우리는 뭔가 새로운 것을 찾아내거나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가 말하는 ‘좋은 글’에 대한 생각이다. “언제부터 작가가 되고 싶었느냐”는 질문에 “나는 언제나 작가가 되고 싶었다”고 답했던 헤밍웨이에게 또 다른 그 자신이라 할 수 있는 ‘글쓰기’는 무엇이었을까. 미국 작가 래리 W 필립스가 헤밍웨이의 책, 기사, 인터뷰와 미발표 원고까지 뒤져 글쓰기에 대한 헤밍웨이의 생각을 한자리에 묶어낸 “헤밍웨이의 글쓰기’는 이에 대한 답을 준다.

헤밍웨이가 생각한 작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범인(凡人)들로서는 절망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그의 답은 ‘재능’이었다. “먼저 재능이 있어야만 한다. 그것도 많이. 키플링의 재능 같은 것이 필요하다. 그 다음에는 훈련이다. 플로베르가 했던 것처럼 부단히 훈련을 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파리에서 사용하는 미터 기준처럼 변하지 않는 절대 양심과 작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그는 좋은 글이란 진실한 글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그는 “좋은 책은 모두 실제보다 더 진실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좋은 책을 읽고 나면 그 이야기가 모두 나에게 일어난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좋은 일, 나쁜 일, 절정의 환희, 후회, 슬픔 그리고 등장 인물들과 배경이 되는 장소와 날씨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이 고스란히 나의 경험이 된다”고 했던 그는 “누군가 이야기를 만들어내면 그 이야기의 진실성은 작가가 지닌 삶에 대한 지식의 양과 진지함의 정도에 비례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어 그는 “좋은 글은 저절로 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절대로 할 수 없는 일도 아니다”며 “글쓰기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도전으로 내가 지금껏 했던 그 어떤 일보다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고, 글이 잘 쓰여질 때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편 책 속에는 헤밍웨이의 글쓰기 스타일을 짐작하게 하는 부분들도 있다. 그는 글이 술술 잘 풀려나갈 때 작업을 중단하는 독특한 방식을 견지했다. “글이 잘 풀릴 때 작업을 멈춰야 한다. 생각을 전부 쏟아부어 쉬지 않고 글을 쓰고 싶을 때 작업을 멈춰야 글을 죽이지 않고 계속 써나갈 수 있다. 그래야 다음 날 어렵지 않게 글을 시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