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행복 발전소를 자임하는 하이패밀리 송길원 대표가 600개의 단어를 나름대로 정의하며 저자 특유의 생각을 담은 마음사전이다.

모두 4권으로 이뤄진 책은 각각 물음표(?), 쉼표(,), 느낌표(!), 어포스트로피(’)라는 문장 부호를 모티브로 나이별 시리즈로 꾸며졌다. 청년들은 질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성인들은 쉼을 통해 인생의 강약을 조절하는 법을 알며, 장년들은 감탄을 통해 세상살이에 치였던 마음을 회복하고, 황혼에 접어든 사람들은 세상을 달리보는 지혜를 통해 관조의 삶을 살게 된다는데 착안한 시리즈다. 이에 따라 청년이라면 물음표가 달린 제1권을, 성인이라면 쉼표가 있는 제2권을, 장년이라면 느낌표가 있는 제3권을, 그리고 황혼에 들어섰다면 어포스트로피가 있는 제4권을 택해 책의 첫장을 넘기라고 송 대표는 권한다.

책에서 ‘비움’이란 단어에 대한 뜻풀이는 ‘부재(無)가 아닌 빈(虛) 상태’라는 것. 이 단어가 적힌 페이지의 맞은편 지면에는 다음과 같은 마하트마 간디의 짤막한 경구가 나온다.

“네가 잘못했다면 화낼 자격이 없다. 내가 잘못한 일이 없다면 화낼 이유가 없다.”

단어에 따라 이보다는 조금 더 긴 형식의 글도 나온다.

“메이지 시대 일본인의 스승인 난인이 선(禪)에 대해 탐구하기 위해 찾아 온 한 대학교수를 만났다. 난인은 차를 대접했다. 그는 손님의 잔에 계속 차를 부어 마침내 줄줄 넘쳐 흐르게 되었다. 교수는 잔이 넘치는 것을 보다 못해 말했다. ‘넘칩니다. 꽉 차서 더 못 담는데요!’ 난인이 말했다.‘이 잔처럼 당신 속에는 온통 당신의 생각과 결론뿐입니다. 당신이 먼저 잔을 비우지 않는 이상, 내가 무슨 수로 당신에게 선에 대해 알려줄 수 있겠습니까?”

‘경험’을 ‘실수에 대한 예방접종’, ‘질투’를 ‘사랑의 반올림’, ‘눈물’을 ‘행복엔진의 오일’로 정의한 것도 재미있다. 물론 이 단어의 뜻풀이가 있는 페이지의 맞은편 지면에도 각각의 분위기에 맞는 짧은 글들이 등장한다.

송 대표는 “이 책을 통해 젊은이에게는 삶을 아름답게 보는 미안(美眼)을, 인생의 후반전을 보내야 하는 이들과는 삶의 의미를 나누고 싶었다”며 “이런 작은 바람이 바람(wind)이 되어 행복한 마음 사전, ‘비움과 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송 대표는 이어 “책에 담긴 단어의 정의는 물론 변해서는 안되는 진리는 절대 아니다”며 “책의 정의를 보기 전, 나라면 어떻게 단어를 정의할까 곰곰이 생각하고 아이디어가 있으면 책의 빈공간에 적으면서 책을 함께 만들면 읽는 재미가 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