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세종시 대안 마련을 위한 ‘속도전’에 이어, 대여론 ‘홍보전’에 돌입했다. 여론 향배가 향후 관건인데다 현행 세종시법 개정을 위해서는 정부의 논리를 홍보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홍보전’에는 정부는 물론, 청와대 수석 비서관들까지 총동원되는 양상이다.

가장 앞장서 ‘세종시법 개정’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인사는 세종시 정부지원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이다.

권 총리실장은 연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종시 원안 수정이 불가피한 이유를 설파하고 있다.

지난 11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세종시법 개정 필요성을 시사한 데 이어, 12일 입주 기업에도 원형지를 부여하고 첨단기술 중심도시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것도 권 총리실장이다. 권 총리실장은 13일 정부지원협의회 2차 회의에서도 “현재 세종시는 토지 2270만평의 1%인 행정타운 건설계획만 있을 뿐 복합기능을 채울 구체적 계획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수도분할 부작용 방지를 위해서도 행정중심에서 기업중심으로 도시개념을 바꾸기 위한 법 개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청와대 인사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이 12일 국회 운영위에서 “현재 세종시법은 수도권 인구분산, 국가균형발전, 해당 지역 발전의 목적을 이루는 데 법 자체가 족쇄가 되고 있기 때문에 손대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고, 박형준 정무수석도 “이 문제에 대해 가급적 빨리 논란을 매듭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거들었다.

박 정무수석은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도 원래 계획보다 일정을 단축해서 단행할 것”이라고도 했다.

정운찬 국무총리가 지난 4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세종시 대안 마련을 위한 ‘로드맵’을 보고한 이후 보여주고 있는 ‘속도전’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의 이같은 ‘속도전’, ‘홍보전’은 이 대통령이 세종시 관련 공약을 위배했다는 비판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향후 대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여론향배가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국회 운영위에서 “대통령이 약속을 어기면서 자신에게 정치적 이익이 많이 돌아온다면 비난받아야 하지만, 당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데 그런 손해를 감수하면서 고심하는 상황”이라고 밝힌 것에서도 이같은 청와대 고민이 그대로 읽힌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