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대형 향어를 건 낚시인이 일어서서 고기를 제압하고 있다.

가을이 깊어 수온이 떨어질수록 위력을 발휘하는 계곡형 저수지는 지금이 한창 고기의 힘이 올라 있을 때다. 수심이 깊은 곳이라면 대물과의 파이팅이 더욱 신난다. 지난 11일 경기 가평군 청평면 소재 상천저수지(관리인 진호순·010-9805-2255)를 찾았다. 맑은 물, 깊은 수심의 상천낚시터는 이 시기에 대물의 손맛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30여명의 꾼들이 있었는데 모두 살림망에 마릿수 조과를 담가 놓고 있었다. 낚싯대는 모두 5~7칸 장대를 펴고 있다. 긴 대를 준비하지 않았던 필자는 중간에 끼여서 낚시하기가 어중간하던 차에 마침 아는 얼굴이 있어 살림망을 들어봤다.

이미 향어와 붕어 10여수가 들어 있었다. “4칸대 두 대로 했는데 오후 10시쯤부터 아침까지 꾸준하게 입질이 들어왔다”고 한다. 손맛을 보라고 자리를 양보해 준다. 대물만을 노리는지 바늘이 13호가 넘고 원줄은 6호다. “지금은 붕어가 들어왔다”는 말을 듣고 그 바늘에 떡밥을 콩알만 하게 달아 던지니 찌가 중간 중간 멈칫거리다 안착된다. 그 순간 두세 마디를 급하게 끌고 들어간다. 잠시 기다리자 부드럽게 다섯 마디나 올린다. 챔질하자 때깔 좋은 9치 붕어다. 계속해서 9치부터 월척까지 붕어가 나온다. 정말 고기가 많이 몰려 있는 모양이다. 옆에서는 5칸대로 향어를 걸어낸다. 이곳에서는 그리 크지 않은 3㎏급인데 제압을 못해 쩔쩔맨다.

수면적 3만3000여㎡(1만여평)의 전형적인 계곡형저수지(최고수심 17m)인 상천낚시터는 상류에 오염원이 없어 물이 깨끗하고 주변 산은 단풍이 들기 직전인데도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주로 대물낚시를 하는 꾼들이 많은데 4~7㎏급 잉어, 향어 대물도 많지만 대물꾼에겐 ‘잡고기’ 취급을 당하는 붕어자원이 무궁무진하다. 붕어를 노린다면 3.2~4칸, 대물을 노린다면 더 긴 대를 사용한다고 한다. 대물낚시는 원줄 5호는 되어야 안심할 수 있다고. 붕어는 글루텐류가 잘 먹고 대물을 노린다면 어분만 사용하는 게 유리하다.

이달 말쯤에는 송어를 대량 방류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물낚시는 얼음이 얼기 직전까지 잘 된다.

■ 가는 길 = 춘천행 46번 국도를 타고 가다 현리검문소를 지나면 오른쪽에 상천휴게소가 나온다. 여기서 약간 더 가면 오른쪽에 발전소와 낚시터 안내판이 보인다. 우회전해서 5분여 진입하면 제방이 보인다.

글·사진 = 조남열·수제찌 작자

이미지 크게보기 서울에서 출조한 김윤환(오른쪽), 김용선씨가 대물 향어와 35㎝붕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