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어렵네…”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전략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김선규기자

10·28 국회의원 재선거를 정권중간심판의 계기로 삼으려던 민주당이 손학규·김근태 전략공천 불발 등으로 동력을 잃으면서 당 지도부가 민주당 브랜드법안 추진·4대강 사업 비판 같은 정책투쟁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9월의 총리·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공세, 거물급 재선거 후보 공천을 거쳐 10월 국정감사, 10·28 재선거로 이어지는 정치공세 일정을 상정하고 있었지만 핵심전략인 거물 공천부터 무산됐다.

이에 따라 사실상 10·28 재선거는 현지기반의 여·야 예비후보들간의 국지전으로 변했고 민주당의 당초 전략인 전국적인 정치투쟁 무대로 끌어올리기는 불가능해졌다. 박지원 정책의원장은 2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 일각에서는 재선거 0대4 완패의 시나리오까지 걱정하고 있다.

여기에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도부가 친서민 중도정책을 연일 쏟아내고 안상수 원내대표는 민주당에게 여·야 서민정책회담까지 공세적으로 제안하면서 민주당의 정책 반격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지원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주말 언론 인터뷰 등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대학생등록금관련법, 노인틀니법 등 그간 민주당이 중점처리법안으로 선정해온 것을 ‘민주당 브랜드 법안’으로 정해 정기국회에서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또 “민생문제해결이 무엇보다 최우선 과제”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또한 10월 국감·11월 예산 국회에서 정부의 4대강 예산사업, 감세정책, 재정정책 등을 집요하게 파고들 계획이다.

박 의장은 “4대강 예산사업은 내년 지방선거까지 집중적으로 끌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감과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부자감세 문제점과 4대강 문제를 지적하고 15조 7000억원이 배정된 국토해양부 예산은 전액삭감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대표가 18일 대전을 방문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생탐방에 나선 것도 새로운 행보 전환이다. 충청권 최대 현안인 세종시가 원래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정 대표로서는 10·28 재선거 실패와 함께 정책투쟁이 성과를 못얻을 경우 조기전대론 같은 계파갈등에 직면할 수 있다.

최형두·민병기기자 choih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