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의 고질적인 공천후유증이 되풀이 되고 있다. 지난 4·29 재선거 때 참패의 원인이었던 유력후보자의 무소속 출마가 이번에도 재연 될 조짐이다.

현재 재선거 지역으로 확정된 곳은 경남 양산, 강원 강릉, 안산 상록을, 수원 장안 등 4곳. 이중 한나라당 텃밭인 양산과 강릉 외에 수도권인 안산 상록을에서도 탈락자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어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양산에서 박희태 전 대표가 공천확정되면서 김양수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여론조사에서 내가 이겼는데, 탈락했다”며 지도부를 비난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친박(친박근혜)인 유재명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출마할 것으로 알려져 자칫 양산은 민주당 후보로 영입한 친노(친노무현)계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 대 여권 성향 후보 다수가 대결하는 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강릉에선 친이(친이명박)계인 권성동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공천 확정되면서 친박인 심재엽 전 의원이 재심을 요청하면서 장광근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지도부는 심 전 의원이 무소속 출마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박근혜 전 대표의 유세지원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워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심 전 의원의 무소속 출마를 자제시킨다고 해도 이미 출사표를 던진 한나라당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즐비하다. 3선 의원 출신의 최돈웅 전 의원과 3선 강릉시장 출신의 심기섭 전 시장, 무소속의 송영철 변호사 등은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표밭갈이에 몰두하고 있다.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강세인 안산상록을은 송진섭 전 안산시장이 사실상 확정된데 대해 다른 예비후보자 6명이 송 전 시장의 자질을 문제 삼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들은 송 전 시장의 ▲7번의 당적 변경 ▲뇌물비리 연루 의혹 ▲음주운전 경력 등을 지적하며 “공천 강행 시 탈당 후 자체 선정한 무소속 후보 당선을 위해 힘을 합칠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 장안은 민주당의 거물급 후보로 유력시되던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불출마 선언하면서 한나라당에 여유가 생겼다. 수원 장안은 지난 19일 8명이 공천 신청을 마쳤고 22일부터 면접에 들어간다. 한나라당은 지난 총선 때 인근 수원 영통구에 출마했다 낙선한 앵커출신 박찬숙 전 의원을 마음에 두고 있다.

김세동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