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8일 오전 ‘9·6 임진강 참사’ 실종자 가족들이 경기 연천군 왕징면사무소 앞에서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다. 연천 = 임정현기자

‘9·6 임진강 참사’ 3일째인 8일 오전 경기 연천군 전곡읍 연천의료원에는 실종자 서강일(40)씨등 3명의 시신이 안치됐으나 아직 빈소는 차려지지 않은 상태다.

실종자 시신이 안치된 연천의료원과 실종자를 찾지못해 유족들이 대기중인 왕징면사무소는 어이없는 죽음을 슬퍼하는 유족들의 흐느낌이 가득했다.

일부 유족은 “예고도 없이 댐물을 방류해 민간인을 죽여놓고 북한은 사과 한마디 없는데 수자원공사와 연천군은 책임떠넘기기에 급급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날벼락도 유분수지 왜 하필이면 내 남편이 죽어야 하나요.” 12살짜리 아들을 구한뒤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하고 급류에 휩쓸린 서강일씨의 아내(38)는 연천의료원 대기실에서 밤새 울며 오열한 탓에 눈은 부어있었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서씨의 아내는 “군부대와 수자원공사, 연천군이 강물 수위상승에 대한 대처만 빨리 했더라도 남편을 살릴수 있었다 ”며 해당기관과 당국을 강력히 성토했다.

밤새 통곡한 서씨의 어머니도 “내 아들을 어디서 볼수 있나요. 나도 같이 갈거야”라며 울부짖었다.

김대근(40)씨의 아버지(68)도 “텐트는 놔두고 낚싯대만 가지고 가 다음날 아침에 돌아올 줄 알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남편 이경주(38)씨와 아들(12)을 한꺼번에 잃어버린 김선미(36)씨는 “남편이 강에 가는 게 꺼림찍해 설마설마 했는데 이렇게 시신이 돼 돌아올 줄이야 꿈에도 생각못했다”며 “우리 남편과 아들이 불쌍해서 어떻게 하냐”며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아예 시신조차 찾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오전 사고 현장 인근 왕징면사무소 강당에서 넋을 잃은 채 앉아 있었다.

실종된 백창현(39)씨의 친형(45)은 생존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으면서 수자원공사와 연천군의 안이한 태도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얼마 전 만난 동생의 생존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니 믿기 어렵지만 만에 하나 죽었다면 소방당국과 경찰이 시신이라도 빨리 찾아주었으면 좋겠다”며 “이번 사고는 기계고장보다 수자원공사와 연천군의 근무태만으로 인명피해를 키운 인재”라고 성토했다.

이두현(40)씨의 아내(36)도 “제발 제 남편 시신이라도 찾아 주세요”라며 목이 메어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연천 = 오명근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