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7일 보내온 ‘9·6’임진강 참사 관련 전통문에 대한 대응을 둘러싸고 8일 정부 내부에서 엇박자가 나고 있다. 한쪽에서는 늦게라도 ‘사과’를 요구하는 전통문을 다시 발송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신중한 대응에 무게를 두면서 청와대와 일선 부처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오늘중 대북 전통문을 보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앞으로 언제 전통문을 북측에 보낼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으며, 수해관리를 위한 남북간 회담 제의도 아직 공식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전날 북측의 ‘부실한’ 전통문에 대해 “우리측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면서 “앞으로 유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남북간 공유하천에 대한 피해예방 및 공동이용을 제도화하기 위한 남북간 협의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힌 것과는 하루만에 색깔이 다소 달라진 것이다. 이는 전날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열린 관계차관 긴급회의에서 “북측 반응, 유관기관의 원인 진단결과를 바탕으로 임진강 수해방지 관련 남북회담 제의 문제도 검토하기로 했다”고 결론낸 것과도 차이가 느껴진다.

이같은 다른 기류는 이날 오전 청와대 일각에서도 그대로 읽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과를 요구하는 전통문을 보낼 것이며, 회담이 됐든 무엇이 됐든 하천과 관련된 안전문제를 제도화하자는 제안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또다른 관계자는 “북측이 빨리 전통문을 통해 답을 한 것은 그나마 성의를 보인 태도”라면서 대북 전통문 재발송 및 남북회담 제의에 대해서는 “검토는 하고 있지만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결국 정부는 이날중에는 전통문을 재발송하지 않고, 통일부 대변인 논평으로 북측에 유감을 재차 강력 표명하기로 결론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컨트롤타워(사령탑)인 청와대와 주무부처인 통일부간에 인식차는 그대로 드러났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