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9·6 임진강 참사’를 처리하는 시스템에서 중대 오류를 발견했다. 보고체계는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기에 턱없이 부족할 만큼 단편적이고 분절적이었다. 국민 6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이 같은 일이 왜 발생했는가에 대해 파악하기 힘든 시스템이라는 반성이다.

청와대가 명실상부한 ‘컨트롤 타워’ 직함에 걸맞게 총괄적으로 각 정부 부처,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에 종적, 횡적 지시를 내리고 관장하지 못한 데는 구조적 시스템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는 판단인 셈이다. 청와대가 국가 외교·안보·재난 관련 위기관리 매뉴얼을 대폭 손질하려는 배경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우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또 이번 참사에서 드러난 대응태세의 문제점은 뭔가부터 정확하게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군, 소방방재청, 한국수자원공사, 경기 연천군 등 각 기관이 관련 일을 담당하지만, 이들 정부·지방자치단체 등의 유기적 연계는 없었다는 1차적 분석이다. 자동경보시스템, 레이더수위계, 영상수위계 등 기계적 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만 변명하기에는 다른 문제점이 있다는 의미다. 실제 군은 남북접경지역인 임진강 유역에서 왜 수위가 높아졌는 지에 대해 위기의식을 갖는 데 실패했다. 근처에서 훈련중인 탱크가 미처 피하지 못하고 침수된 사실에서 드러난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