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3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SK 투모로우시티’ 체험관에서 관람객들이 즉석에서 찍은 사진을 나무 열매 모양의 전자액자에서 자동으로 구현하는 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인천 = 임정현기자 theos@munhwa.com

2020년 인천 송도에 사는 30대 전문직 A씨는 일요일 아침, 기상하자마자 러닝머신 위에 올랐다.

러닝머신은 A씨의 체중과 체지방, 폐활량, 혈압 등을 자동 체크하고 전문의사의 처방까지 해준다. 이후 A씨는 휴대전화를 새로 장만하기 위해 애완견과 함께 집을 나섰다.

A씨는 아직 문을 열지 않은 매장의 유리창에 설치된 자동구매 시스템을 통해 적당한 제품을 고르고 주문까지 끝냈다. 집에 오던 중 건널목 앞에서 애완견이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었지만 걱정이 없다. 자동센서 기능이 작동하면서 어느새 건널목에 파란등이 켜진 것이다.

이는 어느 공상과학소설의 얘기가 아니다. 수년 내에 송도 신도시에서 흔히 보게 될 장면들이다.

현재 SK텔레콤이 송도 신도시 내에 설립한 홍보관 ‘투모로우시티’는 이 같은 미래 도시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다.

행인이 지나가면 차례로 가로등이 켜지고, 버스정류장 안내판은 곧 도착할 버스의 빈 좌석수까지 정확히 알려준다. 집에서는 통신기술을 통해 TV를 보면서 경매나 퀴즈쇼 등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 같은 최첨단 기술이 시현되는 인천 송도 신도시를 사람들은 ‘U-시티’라고 부른다.

‘U-시티’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시내 전체 인프라가 관리되고 통합 운영되는 미래 도시를 말한다.

현재 삼성·LG·SK 등 한국을 대표하는 상당수 기업이 국내외 ‘U-시티’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U-시티’는 국내 기업들에 매우 매력적인 사업이다.

국내 그룹사들은 보통 정보기술(IT), 건설 등을 주력 계열사로 두고 있다. 한번 수주하면 다수의 계열사가 수혜를 볼 수 있는 것이다.

‘U-시티’는 한국의 국가 산업으로도 유망하다. 최근 세계은행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세계 도시개발 시장은 2012년 6조6379억달러로 추정된다. 실제로 선진국들은 ‘U-시티’ 건설을 통한 도시경쟁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미국은 대도시권 국가 정책을 새로운 국토개발정책으로 선택했고, 유럽에서는 ‘그랑파리(대파리) 프로젝트’, ‘런던 플랜’ 등 수도의 경쟁력을 키우려는 행보가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라는 분야도 한국 기업뿐 아니라 국가 전반에 유리한 분야로 꼽힌다.

‘스마트그리드’는 계량기와 전력관리 서버 사이에 무선 통신 단말기가 장착된 원격검침기를 설치, 전력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케 하는 차세대 전력 시스템이다.

한국은 발달된 ICT 인프라 덕분에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우리 정부는 ‘U-시티’와 연계된 ‘스마트그리드’ 시범도시를 구축 중이며, 미국 등과의 정책 및 기술 협력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U-시티와 스마트그리드는 통신기술 및 IT가 강한 한국 기업들에 매우 유망한 신수종 사업”이라며 “국가적으로도 통신 등이 기존 이종산업과 융합할 경우 엄청난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만용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