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노사가 25일 오전 교섭재개에 합의함에 따라 쌍용차 점거농성 사태의 극적 타결 기대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쌍용차의 운명은 이날 열리는 ‘토요 담판’의 결과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보여 정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4일 열린 노·사·정 회의에서는 그동안 팽팽한 대립으로 일관하던 쌍용차 사태에 변화의 조짐이 엿보였다. 이날 노조는 중재인인 원유철 한나라당 의원에게 보낸 제안서에서 “이미 1800여명이 희망퇴직으로 떠난 마당에 총고용 보장은 의미가 없다”며 “비상인력운영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노조가 그동안 강경하게 주장해 온 ‘총고용 보장’을 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신 노조는 “무급휴직과 순환휴직 등으로 비용을 줄여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대화를 통해 구조조정 인원을 재검토하자”고 밝혔다.

회사측에서도 이전보다는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나타냈다. 류재완 상무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회사와 노조 모두 양보를 해야 한다”면서 “이런 자리에 올 때는 단돈 100원이라도 해결해 줄 방안을 가져와야 한다”고 밝혀 노조와의 대화와 협력에 나설 뜻을 나타냈다.

류 상무는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 점거 농성을 풀자”고 노조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25일 당사자 교섭에서 양측이 고통분담에 합의하면 사태는 해결국면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 노조의 점거 농성으로 인한 쌍용차의 누적손실액이 지금까지 269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노조가 점거 농성을 풀지 않고 인원을 최소화하는 비현실적 구조조정을 계속 주장할 경우 교섭은 무산될지도 모른다. 노사 대표가 합의를 본다고 해도 노조원들이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통상적으로 노사대표간에 합의가 이뤄져도 노조원 찬반 투표를 거쳐야 하므로 내부 강경파들에 의해 협상내용이 미진하다고 판단되면 사태는 다시 악화될 수 있다.

점거농성 노조원에 대한 사법처리도 커다란 변수다. 현재 노조는 “교섭 타결 이후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검찰과 경찰은 불법행위 및 극렬가담자는 전원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조현오 경기지방경찰청장은 “노조원들의 혐의는 건조물 침입죄, 폭력, 상해죄 등 여러 가지로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검찰도 대형 새총이나 다연발 사제총 등으로 볼트와 너트를 발사하거나 화염병을 던진 노조원들은 전원구속한다는 입장이다.

평택=김형운·박준희기자 hw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