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농성 근로자와 경찰이 대치중인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 22일 오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소방차가 배치되고 있다. 평택 = 심만수기자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은 경찰 병력의 전진 배치 3일째를 맞으며 전쟁터 같은 긴장감이 유지되고 있다. 선무선동과 회유, 압박과 극도의 긴장이 교차 중이다. 20일 병력을 전진 배치하기 시작한 경찰은 평택 공장 전체 면적의 절반 가량을 완전 접수하고 노조원들이 점거 농성 중인 도장 공장을 향해 압박을 가하고 있다.

22일 경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쌍용차 평택 공장 전체 면적 2분의 1에 해당하는 지역을 접수했다”며 “현재 경찰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은 노조원들이 집중 점거하고 있는 도장 공장과 바로 옆 조립 공장 정도”라고 밝혀 점거 농성 진압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오전 6시쯤 쌍용차 평택 공장 주변은 고요에 휩싸인 채 회사측이 준비한 점거 노조원들에 대한 회유 방송만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회유 방송에서는 “해고 노동자들이 영원히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니다”며 “남은 4500여명의 동료들이 회사를 정상화시켜 여러분들을 다시 회사로 복귀시키겠다”고 점거 농성 중인 노조원들을 달랬다. 그러나 노조원들은 강경 투쟁 입장 고수와 경찰 병력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오전 8시가 되자 회유 분위기는 다시 긴장 분위기로 전환됐다. 지난 밤 사이 최소 경계 병력만을 남겨두고 일시적으로 병력을 철수했던 경찰이 다시 병력 배치를 시작한 것이다. 쌍용차 평택 공장 정문 앞 도로로 진입하는 수십대의 전경 버스와 소방차들은 전쟁 준비를 연상시키듯 쏟아져 들어왔다. 쌍용차 평택 공장 일대는 수십대의 전경 버스들로 포위된 상태며 이날도 전·의경 병력 30여개 중대, 3000명이 현장에 배치됐다. 경찰은 이를 위해 경기와 인천, 서울 지역을 비롯, 전국에서 인력을 지원받고 있다.

또 22일 오전 3시쯤에는 쌍용차 사측과 노조원 가족들 간의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쌍용차 사측에서 지난 17일 임대한 정문 앞 주차장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던 노조원 가족들의 천막을 쌍용차 사측에서 강제철거한 것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노조원 가족들뿐만 아니라 금속노조 등 외부세력들까지 찾아와 점거 농성 장기화를 유도할 우려가 있었다”며 “수차례 사전 통보에도 불구하고 노조원 가족들이 자진 철거하지 않아 강제 철거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평택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자살한 쌍용차 노동조합 간부 이모(34)씨의 아내 박모(30)씨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박씨는 20일 오전 경기 안성시 공도읍 자택에서 목을 매 자살을 기도했으며, 박씨 어머니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평택 = 박준희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