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조가 평택공장에서 경찰에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는 사이 이미 쌍용차가 회생할 수 있는 데드라인을 넘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파업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다 자동차업체 생존의 기반인 협력업체들이 무더기로 쓰러지면서 7월을 기점으로 청산 가치가 존속 가치를 넘어섰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5월22일 파업이 시작된 뒤 21일까지 1만1520대를 생산하지 못해 쌍용차가 입은 생산 차질액은 2456억원에 달한다. 이달 말까지 파업이 이어질 경우 1만4590대, 3160억원의 피해가 예상된다. 이같은 생산차질은 지난해 총생산대수(8만2405대)의 약 20% 수준이다.

쌍용차의 법인회생절차(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법원도 “정해진 기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지 않거나 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현저히 떨어진 경우에는 회생계획안 제출일(9월15일) 이전에도 법정관리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법원은 파업 전 존속가치를 청산가치보다 3890억원 높게 평가했지만, 파업장기화로 협력업체들의 대량 부도사태가 가시화됨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까지 파업이 종결되지 않으면 1차 협력업체 대부분이 파산하고 2, 3차 협력업체 등도 연쇄 도산 회오리에 휘말릴 것으로 우려된다.

쌍용차 청산 가능성은 무엇보다 돈줄이 마르고 있다는 데서 현실화되고 있다. 쌍용차의 현금보유액은 100억원에 불과하고 이마저 머지않아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쌍용차 채권단은 노조의 옥쇄 파업사태를 중대한 사업상의 차질로 판단하고 자금을 조달해 주지 않거나 회생계획안을 인가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애프터서비스(AS) 차질을 우려한 고객들의 외면으로 쌍용차 내수 판매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보고 있다.

김필수(자동차학) 대림대 교수는 “정비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유통망 문제 등으로 이미 쌍용차 부품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예진수기자 jiny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