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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주변 땅 매입 주의하세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조그만 점포를 운영하는 김모(52)씨는 8일 오후와 9일 오전 4대강 주변의 땅을 사라는 부동산 회사 직원의 전화를 받고 고민하고 있다. 고향 향우회, 학교 동문회 등에서 만난 적이 있다며 말문을 튼 부동산 직원들은 소규모 투자로 10배이상의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유혹했다.

김씨는 “여주 남한강 인근의 땅(임야)인데 지금 사면 1년 내에 오른다는 매입권유 전화를 이틀 동안 5통이나 받았다”며 “부동산 직원들이 ‘1000㎡ 정도를 3.3㎡당 15만원 정도에 사면 부담도 없고 1년만 있으면 크게 오를 것을 보장한다. 나중에 후회할 것’이라고 속삭여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8일 정부의 4대강 마스터플랜(종합계획) 확정·발표를 계기로 부동산컨설팅(기획부동산 등) 회사들의 땅 매입 권유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문화일보 6월8일자 1·4면 참조)

무등록 컨설팅사가 대부분인 이들 회사는 경기 여주, 충북 충주, 경북 문경 등 4대강 주변의 임야 등을 시세보다 10배 이상 가격으로 매수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이들 부동산 회사가 주로 권유하는 땅은 3.3㎡당 5만~30만원선. 소액투자가 가능하도록 토지를 분할한 것이다. 이들 회사는 이 땅을 개발계획과 연계, 마치 곧 개발이 이뤄질 것처럼 현혹한다. 하지만 이들이 권유하는 땅 대부분은 정부나 자치단체들의 단기 개발계획과는 무관한 토지라는 것이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굳이 토지를 매입하려면 개발계획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반드시 현장을 둘러보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지목과 용도지역, 인근 개발계획과 진행 상황, 공시지가 등이 일치하는지도 따져 볼 것을 조언한다. 또 소유관계가 자주 바뀌는 땅도 주의해야 한다. 손바뀜이 많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뜻이라는 것.

특히 바쁜 회사원이나 자영업자들에게는 ‘휴일 토지거래를 절대 삼갈 것’을 당부하고 있다. 시·군청 등 공공기관이 쉬는 공휴일에는 등기부 등본 등 장부확인도 어려운데다, 타 부동산업소에 문의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세무법인 정상의 신방수 부동산 전문 세무사는 “중소규모 토지는 아파트 매매가보다 훨씬 싸 일반인들이 쉽게 유혹당한다”며 “꼭 매수하고 싶으면 우선 시세를 파악하고, 거래 전 토지용도와 개발계획 등을 반드시 해당 시·군청 도시계획부서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순환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