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서 앞으로 북미관계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방침을 밝혔으며 실제로 발사 24시간 이내 안보리 소집 움직임을 보여왔다.

미국은 로켓 발사 전에는 북한에 대해 두 가지 방안을 함께 거론하며 ‘당근’과 ‘채찍’ 전술을 병행한 바 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달 26일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응이 불가피하고 식량과 에너지 지원도 줄어들 것임을 시사하며 강력한 경고를 보낸 바 있다.

반면 대북 정책을 총괄하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달 28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고위급대화 의향을 내비친 뒤 북한과의 협상과 관련, “우리는 거래(deal)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협상 결과에 따라 당근이 주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의 이같은 양면전략은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이 전략의 무게중심을 어디에 두느냐는 로켓 발사의 성공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외교 소식통은 5일 “북한이 로켓발사를 강행했기 때문에 안보리에서의 일정한 대응이 불가피해 어느 정도 냉각기가 조성될 것”이라며 “하지만 그 이후 대화 재개까지 걸리는 시간은 로켓 발사의 성공여부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로켓 발사가 성공한다면 본토에 대한 핵위협을 배제할 수 없는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큰 반면 실패한다면 미국은 한동안 제재에 무게를 두고 상대적으로 느긋하게 협상을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북한 로켓 발사가 실패로 결론나더라도 북한이 장거리 로켓 개발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임은 분명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북·미협상이 조만간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북·미간 대화가 진행될 가능성은 북측의 최근 입장에서도 감지된다.

북한은 지난 26일 외무성 대변인의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을 통해 로켓발사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안보리가 소집되기만 해도 6자회담은 파탄날 것이라고 경고, 사실상 북미대화의 길을 열어놨다.

북한이 로켓을 발사할 경우 안보리에서의 논의 자체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를 빌미로 6자회담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미국과의 협상을 추구하고 있음을 은연중 드러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 입장에서 미사일 정국이 한창이던 지난달 초에는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을 받아들이는데 부담이 있었겠지만 로켓을 쏘고난 뒤에는 미국과의 양자협상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로켓발사를 강행한 북한과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미국의 입장이 부딪히면서 대화의 자리가 마련되더라도 양측간 접점을 찾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