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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옆에 다른 교육현장이 있으면 집중을 못하죠. 그래서 저렇게 교육장을 분리했고 ….”

4일 경남 사천시 곤양면 서정리 비봉내마을 대나무 숲 체험현장에서 만난 강태욱 촌장이 얼굴에 힘(?)을 주며 열변을 토하는데, 강 촌장에겐 미안하지만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덥수룩한 모습이 영락없는 농부인데 입에서 교육 전문용어를 쏟아내니….

전공이 무엇인지 묻자 강 촌장은 나무를 다루는 임산공학이란다. ‘대나무 숲 관리로는 딱이긴 한데 체험 학습프로그램 작성까지는…. 글쎄?’ 이런 생각이 미칠쯤 강 촌장이 자신이 짰다는 ‘2009년 현장 체험학습 일정표’ 학습프로그램 책자를 내놓았다. ‘대나무야 놀자’ 등 총 14개 형태의 1일 체험학습에서부터 대나무와 무인도의 만남 등 3종의 1박2일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시간표에 맞춰 정리돼 있다. 이것도 영업이어서 다다익선(多多益善)일 텐데 한 프로그램마다 참여하는 최대 인원까지 정해놨다.

“이거 만드느라 정말 고생했죠.” 강 촌장이 머리를 긁적인다. 사실 비봉내대나무숲 체험마을이 다른 곳과 정말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이것, 알찬 교육프로그램이었다.

“지난 외환위기 때 실직을 해 고향에 돌아왔습니다. 처음엔 수액으로 고추장도 만들어보고, 죽순도 팔고 했습니다. 인연을 맺은 고객들이 한두 명씩 찾아오더니 방문객이 좀 더 늘었죠. 그게 시작이었는데 기왕에 하는 것 잘해보자는 생각에….”

‘기왕에 하는 것 잘해보자’는 고민의 답을 강 촌장은 교육있는 체험이라는 테마에서 찾았다고 밝혔다.

“공부했죠. 2002년 문 열고 바로 2003년 도농교류 최고지도자 과정에 진학했습니다. 과정을 이수하고도 농협중앙회 등에서 실행하는 관련 강의에 참석했습니다. 매년 스스로의 계획에 맞춰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랬더니 이제 제가 전문가가 됐더군요.”

사천 = 박선호기자 sh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