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가 미국 교육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정부의 재정적자로 예산 지원이 줄자 공립학교들이 부도위기에 직면한 것. 대학들은 등록금 인상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칼리지보드는 29일 연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학생들과 학부모들은 2009학년도까지 급격한 등록금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등록금 상승폭은 1~3% 정도.

이미 올 들어 등록금이 상당히 인상된 상황이어서 학생, 학부모 등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4년제 공립대학의 경우 등록금이 6.4%나 올라 평균 6585달러를 내고 있다. 사립대는 5.9%가 상승해 등록금은 평균 2만5143달러나 된다. 지역 전문대의 경우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올해 등록금을 0.8% 내려 현재 2300달러의 등록금을 내고 있다. 그러나 미국내 1600개 대학 총장들이 모인 미국교육협의회측은 “등록금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는 재정적자가 심해진 주정부들이 예산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제일 먼저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지원부터 줄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내 최소 17개 주는 재정적자로 인해 대학 지원 비용을 삭감했다. 29일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등에 따르면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재정적자를 이유로 교육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계획을 검토중이다. 올해 주정부 예산 부족분이 100억달러에 달할 것을 우려해 적자를 메우기 위해 공립학교들에 대한 교육예산을 우선적으로 삭감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이다. 삭감 규모는 20억~40억달러 정도.

캘리포니아 교육위원회 협회 간부인 스콧 플롯킨은 “주정부 관리들이 약 3주전 예산 부족분이 30억달러 정도라고 언급했었으나 이번 모임에선 100억달러가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했다”며 “교육 예산의 대폭적인 삭감 방침은 학기가 한창 진행중인 일선 학교들을 철저하게 파괴시키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사립학교들도 금융위기로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운영기금이 줄어들고 기부자들이 자금 지원에 신중해지면서 학교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