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여파가 미국 출판업계까지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서점마다 경제관련 도서들이 넘쳐나고 있지만 유례없는 위기로 전망이나 해결책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아 고민에 빠진 것이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29일 “금융위기 국면에서 작가와 출판업자들이 책 출간을 통해 돈을 벌려고 한다면 ‘시간이 모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18∼20종의 금융위기 관련 서적들이 미국 일반 서점가에 깔렸거나 조만간 출판될 예정이다. 이런 류의 서적들은 앞으로 계속해서 제일 큰 표제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작가나 출판업자들은 위기가 언제 해결되는지를 표제로 잡기가 쉽지 않다고 타임은 전했다.

이 때문에 글을 다시 쓰거나 출판 계획 자체를 아예 연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미국에서 경제서적을 가장 많이 출판하고 있는 펭귄출판사 윌 와이저 부편집장은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하루라도 빨리 출판하거나 아니면 장기 전망을 갖고 기다리는 것 뿐이다”고 말했다.

펭귄출판사는 에릭 젠슨의 ‘경제 파국 이후’를 당초 내년 8월에 출판할 예정이었으나 금융위기로 이를 내년초로 앞당겼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새로운 위기에 대한 글을 쓰면서 책이 출판되기 전에 자신의 글을 인터넷에 먼저 올리는 등의 방안을 고려중이다.

저명한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리스턴대 교수의 경우 1999년에 출판한 자신의 책 ‘우울한 경제의 귀환’ 중 일부를 수정해서 재출판하기 위해 2주 전부터 작업에 들어갔다. 이 책은 12월1일에 출간될 예정이다. 1992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당신의 돈 또는 당신의 삶’의 작가 비키 로빈슨도 이 책을 길게는 1년 짧게는 3개월 정도의 경기침체 상황을 추가해서 출판할 계획이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