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업계가 최근 세계시장에서 일본 마쓰시타에 다시 무릎을 꿇었다.

31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SDI는 지난 2분기(4∼6월) 세계 PDP 시장에서 일본 마쓰시타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조사됐다. 2006년 2분기 이래로 수량과 매출면에서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던 마쓰시타는 지난 1분기(1~3월) LG전자와 삼성SDI에 추월을 허용하는 ‘수모’를 당했다. 당시 LG전자는 총 122만8000대를, 삼성SDI는 107만5000대를 팔아 마쓰시타(95만대)를 꺾고 나란히 세계 1, 2위에 올랐던 것. 그러나 마쓰시타는 2분기 120만대(33.9%)를 팔아 한 분기만에 1위를 탈환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 기간 LG전자는 100만6000대(28.4%)를 파는데 그쳐 3위로 주저앉았으며, 삼성SDI는 109만6000대(30.9%)를 팔아 2위로 떨어졌다.

매출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 1분기만 해도 삼성SDI는 4억5000만달러 어치를, LG전자는 4억1890만달러 어치를 팔아 마쓰시타(4억1660만달러)를 누르고 사이좋게 1, 2위를 차지했었다. 그러나 마쓰시타는 2분기 시장점유율을 36.8%로 끌어올리면서 한 분기만에 삼성SDI(31%)와 LG전자(24%)를 제치고 다시 1위로 치고 나갔다.

마쓰시타의 1위 회복은 국내 PDP업계에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간 삼성SDI는 대형 사이즈에, LG전자는 중소형 사이즈에 역량을 집중해왔으나 시장 판도 변화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LG전자는 업계 유일하게 81.28㎝(32인치) PDP를 중국 등에 공급하면서 수량 기준으로 1위까지 올랐으나 중국에서의 수요감소와 재고증가로 전분기보다 출하량 자체가 25%나 감소했다. 반면 마쓰시타는 전분기보다 수요가 2배 이상 늘어난 초고화질(풀HD)급 대형 기종 판매에 주력, 풀HD급 시장의 70%를 차지하면서 기력을 회복했다. 풀HD급 기종 판매에 힘을 쏟고 있는 삼성SDI로서는 마쓰시타와의 전면전을 벌여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