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김동주(32·두산)는 뜨거운 감자였다. 자유계약(FA)이 된 김동주를 잡기 위해 두산은 김동주에게 4년간 계약금 및 연봉으로 62억원을 제시했다. 4년간 60억원인 심정수(삼성)의 역대 최고 대우를 넘는 파격적인 제안. 그러나 김동주는 일본 프로야구 진출을 고집했는데 일본 진출이 여의치 않자 그대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두산과 재계약했는데 1년간 계약금 없이 연봉 7억원(옵션 2억원 별도)을 받기로 했다.

“굴러들어온 돈 복을 걷어찼다”는 비아냥거림이 나온 건 당연한 일. 김동주의 고집은 여전하다. 1월15일의 두산 재계약 기자회견에서 김동주는 “1년 뒤 일본 진출을 다시 노리겠다”고 강조했다. 두산 재계약 기자회견이 아니라 일본 진출 재모색 기자회견이 된 셈.

우여곡절은 그치지 않았다. 2월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대륙별 플레이오프)을 앞둔 전지훈련 도중 어머니의 병세가 악화돼 김동주는 급히 귀국했다. 이래저래 야구와 훈련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시즌 개막과 함께 김동주는 추락했다. 지난 6일까지 7게임에서 타율이 0.192(26타수 5안타)까지 떨어졌다. 이 와중에 두산은 6연패에 빠졌다.

그러나 슬럼프는 금세 끝났다. 게임이 거듭되며 실전 및 타격 감각이 자연스레 되돌아온 것. 김동주는 최근 5게임에서 0.412(17타수 7안타)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15일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선 1회 1사 주자 1, 3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날리는 등 4타수 3안타 2타점을 챙겼고 1회에 도루까지 보탰다. 그리고 두산은 롯데를 10-4로 꺾었다.

이준호기자 jh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