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DJ) 전 대통령이 15일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10박11일간의 일정으로 미국 방문길에 오른다. 특히 이날은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하는 날과 겹쳐, 전·현직 대통령이 같은 날 미국으로 떠나게 됐다. DJ의 방미에는 4·9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박지원 비서실장이 함께 한다.

DJ의 이번 방미는 지난해 9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초청 방문 이후 7개월 만으로, 포틀랜드 시장, 포틀랜드대, 전미국제문제협의회(WAC), 하버드대 총장, 터프스대 플레처스쿨 공동 초청으로 이뤄졌다. DJ는 방미 기간에 5차례의 강연 및 연설, 토론회 등을 통해 6자회담 성공과 북핵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미국의 역할과 햇볕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DJ는 17일 첫 일정으로 현지 동포들과 오찬을 한 뒤, 포틀랜드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고 강연을 한다. 포틀랜드대 강연은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 초청강연 시리즈의 일환으로,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도 포틀랜드에서 강연을 한 바 있다. 이어 다음날에는 지역경제인을 대상으로 ‘6자회담과 북한 경제’를 주제로 오찬 강연을 하고, WAC에서는 ‘북한 핵문제는 해결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연설할 예정이다. 특히 포틀랜드 시는 18일을 ‘김대중의 날’로 선포하고 한·미 양국 국민간 우호협력을 다짐하는 선언문도 채택할 예정이다.

DJ는 이어 보스턴으로 이동, 22일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에서 ‘햇볕정책이 성공의 길이다’를 주제로 강연하게 된다. 하버드대는 DJ가 미국 망명중이던 83년 국제문제연구소에서 1년간 객원연구원으로 수학한 곳이다. 23일에는 터프스대 플레처스쿨에서 외교전문가 및 교수·학생들과 오찬을 겸한 토론을 통해 6자회담, 동북아 정세 미래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게 된다. DJ는 이 기간 드루 파우스트 하버드대 총장, 주한 미 대사 출신 스티븐 보즈워스 플레처스쿨 학장 등과 환담하고, 25일 오후 귀국한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