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Palexpo)에서 지난 3월6일(현지시간) 열린 ‘2007년 제네바모터쇼’에서 현대자동차가 유럽전략모델인 신차 ‘i30’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세계 자동차업계는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파업 때문에 공들여 쌓아놓은 브랜드 이미지(Brand Image) 다 무너진다!’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의 브랜드 이미지가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의 정치파업으로 얼룩지고 있다. 세계 정상급 자동차메이커가 되기 위해서는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 필수인데, 잦은 정치파업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그동안 애써 쌓아온 ‘공든 탑’이 한꺼번에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세계 ‘톱 클래스’ 눈앞에 둔 현대차 = 세계적인 브랜드전문 컨설팅사인 ‘인터브랜드’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6년 기준으로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평가액은 세계 자동차업체 중 8위로 41억달러(약 3조772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평가액은 자동차업계 1위인 도요타(279억달러)의 14.7%에 불과하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도요타는 자동차 업계 11위(브랜드 가치평가액 31억달러)인 ‘렉서스’라는 별도의 프리미엄 브랜드(고급 브랜드)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업계 브랜드 가치평가액 세계 1위와 11위를 한 회사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도요타와 렉서스의 브랜드 가치평가액을 합치면 310억달러(약 28조5200억원)에 달한다.

도요타와 렉서스의 사례는 현대차가 명실상부하게 세계 최고의 자동차메이커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최고급 브랜드 이미지의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따라서 현 시점이 현대차가 세계 정상급에 올라서느냐, 다시 주저앉느냐는 갈림길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품질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현대차의 경우 앞으로 최대 과제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라며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품질은 반드시 갖춰야 하는 필수 조건이며, 품질에 더해 제품의 이미지까지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브랜드 이미지 최대의 적, ‘불법파업’= 그러나 현대차 노조 등이 포함된 금속노조가 오는 25일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저지를 위한 정치파업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민들이 노조를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다.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는 “금속노조가 파업을 한다면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격이 될 것”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울산 시민들도 나섰다. 울산의 140여개 시민단체·사회단체·경제단체들로 구성된 ‘행복도시 울산만들기 범시민협의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 노조가 불법 정치파업을 강행하면 울산시민 30여만명이 파업 저지에 나서겠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해외에서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심각한 타격도 우려되고 있다. 해마다 연례 행사처럼 불법파업을 한다는 보도가 해외 매체에 소개되면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질 수밖에 없고, 파업 때문에 수출이 차질을 빚어 차량 인도가 늦어지면 ‘딜러’와 구매자들에게 매우 나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박성준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차의 품질에 비해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노조가 파업으로 이미지를 깎아먹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신뢰를 중시하는 외국인들의 경우 품질이 좋다고 하더라도 차량 인도 시한 등에 대한 믿음을 한번 잃으면 이미지 회복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조해동기자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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