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독서가 가장 중요합니다. 나는 ‘읽는 기계’라고 할 만큼 독서를 사랑합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79) 박사는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한국 청소년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 통찰력의 원천은 끝없는 독서와 사색”이라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책과 신문을 보고, 다양한 경험을 하라”면서 “나는 아침마다 신문을 읽느라 손끝이 까맣게 된다”고 덧붙였다.

국가청소년위원회 주최로 열린 이날 강연에서 토플러 박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져 간다. 우리는 현재를 보고 미래를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 미래를 확신할 순 없다”며 “그래도 최대한 미래를 상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많은 양의 독서를 통해 가능한 일이다”고 말했다.

토플러 박사는 1시간 30분간의 이날 강의에서 독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나는 미국인이 아닌 세계인으로 세상을 보려고 한다. 여러분도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항상 넓은 시각으로 봐야 한다”며 “앞으로 대부분 사람들이 사고(思考)와 관련된 직업을 갖게 된다. 교육과 독서,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중요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신문에 칼럼을 쓸 때마다 ‘내일 아침이 아니라 10년 후에 이 글이 어떻게 읽힐까’를 생각한다. 여러분도 직업을 선택할 때 10년 후의 모습을 그려보라”며 “처음엔 어렵겠지만 사고의 폭을 넓히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과거에 일어난 일이 미래에도 벌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토플러 박사는 “10대를 어떻게 보냈느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일곱 살부터 작가가 되고 싶었고 세대별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많아 부모와 함께 살며 조부모 등 친척들이 겪은 세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봤다”며 “학교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경험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미래에 대해 “외국인으로서 볼 때 한국은 ‘빨리빨리’(한국어로)라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며 “기업이나 신기술에서 신속한 변화를 위한 ‘빨리빨리’는 유용한 경쟁력이 된다. 속도와 시간이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임을 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교육시스템과 관련, “누구나 같은 나이에 학교를 가야 하고 비슷한 단계를 거쳐 반복적인 암기학습을 한다. 공장이나 다름없다”며 “다양성이 기반이 된 새로운 교육시스템에 대한 실험이 필요하다”고 교육개혁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석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