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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정, 행복한 세상.’

송길원(사진) 목사가 대표로 일하는 하이패밀리의 표어다. 워낙 가정과 가족의 해체가 일상화한, 행복과는 거리가 먼 세상살이여서 이상으로만 여겨지기도 하는 표어. 그러나 지난 1992년 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로 문을 연 이래, 아버지 회복, 녹색가정 회복, 결혼다이어트 운동, 가족사랑 캘린더 보급, 가족사랑 찬송가 보급 운동과 가정사역위원회 설치 캠페인 등을 벌여온 송 목사는 행복한 가정에 대한 소망을 접지 않는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정경제 살리기 캠페인, 혼혈인 인권 차별 개선을 위한 범시민운동, 신가족 문화운동, 아름다운 결혼을 위한 결혼주례세미나, 치우친 가족법을 바로잡기 위한 청원 및 헌법 소원 등의 사회활동으로 외연을 넓혀왔다.

“국민총생산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행복지수입니다. 그 행복의 출발점은 가정이지요. 가정이 행복하면 사회 환경이 아무리 암담해도 이겨낼 수 있어요. 이런 점에서 가정 공동체야말로 행복발전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송 목사에 따르면 가정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은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어려운 것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와 부모·자녀 관계의 정상화, 이를 위한 지름길은 역시 부부와 부모가 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서로 사랑하고 감사하고 존경하는 공동체가 돼야지요. 패밀리(Family)만 풀어써도 ‘파더 앤드 마더, 아리 러브 유(Father and mother, I love you)’ 가 되지 않습니까.”

이런 일이 하루 아침에 되지 않는 가정도 많다. 하이패밀리가 국내외의 각 교회와 더불어 ‘행복퍼레이드’라는 이름의 집회를 펼치고, 가정 행복을 위한 각종 세미나와 상담 활동을 꾸준히 벌여나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송 목사는 결과보다도 과정을 중시한다. 행복은 결과가 아닌, 작은 연습의 총합이라는 것이다. 그는 가족의 육체건강과 정신건강을 위하여, 가족 간의 관계 개선과 삶의 질을 제고하기 위하여, 그리고 이타적인 삶을 위하여 하나 하나 연습해 가는 과정 자체가 행복이라고 말한다. 행복에 대한 다양한 정의 가운데도 그는 ‘나누는 행복’을 중시한다. 행복은 나누는 것에 있으며, 행복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성공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다.

이런 입장을 가진 송 목사이니만큼 최근의 급속한 사회 변화에 따라 생겨나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모르는 체 할 수 없다. 송 목사는 이혼이나 사별로 인한 한(편)부모 가정, 재혼 가정, 국제결혼 가정은 물론이고 기러기 아빠나 독신자 가정을 위해서도 다양한 행사를 벌여왔다.

그는 2004년 10월15일 이후 하이패밀리 홈페이지에 ‘송길원의 요즘 생각’이란 글을 매일 올린다. 23일 현재 949번째의 글이 올라있으니, 2년 반이 넘는 동안 딱 이틀 빠진 셈이다. 글에서는 여러 주제를 다루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단어는 역시 행복이다. 23일 올린 글은 모자람으로 가득찬, 플라톤의 행복론을 소개한다. 먹고 입고 살고 싶은 수준에서 조금 부족한 듯한 재산, 모든 사람이 칭찬하기에 약간 부족한 용모, 사람들이 자신이 자만하고 있는 것에서 절반 정도 밖에 알아주지 않는 명예, 겨루어서 한 사람에게 이기고 두 사람에게 질 정도의 체력….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